한국과 미국, 일본의 물리학계가 공동 참여하는국제연구팀이 현대 물리학의 최대과제로 꼽히는 중성미자(뉴트리노)의 질량 유무와관련해 중성미자가 질량을 가진다는 것을 사실상 확인, 현대물리학 기본이론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일본 고에너지연구소(KEK), 미국 대학 연구팀 등과 중성미자 질량확인(K2K) 실험을 진행중인 서울대 김수봉 교수와 전남대 김재률 교수팀은 10일 중성미자가 질량을 가질 확률이 97%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K2K실험은 KEK에서 입자가속기로 `뮤온중성미자 빔'을 만들어 이를 250㎞ 떨어진 도쿄대 우주선연구소의 지하관측 장치인 '슈퍼카미오칸데'를 향해 발사한 뒤 뮤온중성미자가 다른 종류의 중성미자로 바뀌는지 조사하는 실험이다. 김수봉 교수는 "지난 99년 4월부터 올 6월까지 KEK 가속기에서 뮤온중성미자 빔을 슈퍼카미오칸데로 발사한 결과 확률상 64개의 뮤온 중성미자가 검출돼야 하지만실제 검출된 것은 44개에 그쳤다"며 "이는 뮤온중성미자가 땅속 250㎞를 날아가는동안 다른 종류의 중성미자로 변환됐으며 결론적으로 중성미자가 질량을 가졌다는사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중성미자는 원자핵이 붕괴될 때 방출되는 중성전하를 띤 기본입자로 전자와 뮤온, 타우 등 세종류가 존재하며 최근까지 질량이 없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1998년 슈퍼카미오칸데 실험에서 뮤온중성미자가 다른 중성미자로 변환되는 현상이 보고된 뒤 세계의 이론물리학자와 우주론 연구자들은 중성미자의 질량유무를 밝혀내는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중성미자의 질량 유무가 이처럼 관심을 모으는 것은 현대 이론물리학과 우주론의 근간을 이루는 표준모형이론이 중성미자는 질량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중성미자가 질량을 가진 사실이 밝혀질 경우 물리학 기본이론의 대폭적인 수정이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성미자의 정체가 밝혀지면 질량이 극히 미미하다 하더라도 우주 전체의 질량가운데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수수께끼 물질인 `암흑물질'의 정체도 함께 풀릴 것으로 물리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 결과는 최종 실험목표의 절반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수집한 것을토대로 한 것" 이라며 "앞으로 2003년까지 실험을 계속해 중성미자가 질량을 가질확률이 99% 이상이라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학문적으로도 완벽하게 입증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wolf85@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