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투싸이버 배창걸(40)사장은 인터넷 전화 등 VoIP(인터넷을 통해 음성을 주고받는 기술의 총칭)의 번호체계 표준화에 승부를 걸고 있다. 넷투싸이버가 제안한 인터넷 전화번호 체계인 "폰북(VONBook)"은 인터넷 전화업체 각사가 선택한 고유번호에 국가코드(우리나라의 경우 082)를 뒤에다 붙이는 형태로 이뤄져 있다. 고유번호로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화번호를 그대로 사용해도 무방하다. 인터넷전화는 아직까지 각 업체별로 번호체계가 달라 서로 연동이 되지 않는 까닭에 보급이 더디고 있다. 넷투싸이버가 새로운 번호체계를 제안한 것은 이같은 맥락에서다. 삼성 SDS에 근무하다 테라 경영기획본부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4월 넷투싸이버를 창업한 배 사장은 "인터넷 전화기에 폰북 전화번호 체계를 적용하면 핸드폰이나 일반 전화기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며 "일반 번호뒤에 082를 누르면 통화할수 있어 따로 인터넷전화 번호를 외울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는 일반전화기에서 인터넷 전화로 전화하는게 불가능하지만 앞으로 이동통신사업자 등과 제휴를 맺고 이같은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넷투싸이버는 또 핸드폰같은 모바일 기기에서 인터넷 홈페이지로 접속할 때에도 활용할 수 있는 번호체계를 제시하고 있다. 배 사장은 "핸드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려면 영문이나 한글도메인보다는 숫자로 된 주소가 훨씬 편리하기 때문에 폰북같은 번호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넷투싸이버는 7자리 이내의 숫자를 누른 후 #버튼을 누르고 국가번호를 붙이는 체계를 제안했다. 예를 들어 휴대폰을 이용해 "111"이란 도메인을 획득한 회사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려면 "111#082"를 누르면 된다는 것이다. 배 사장은 "현재 인터넷 도메인은 영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핸드폰 성능이 좋아지면 숫자를 이용하는게 훨씬 편리하다"고 주장했다. 넷투싸이버는 한국과 미국 등에 이 모델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배 사장은 "국가코드를 뒤에 붙이는 단순한 아이디어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이 모델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미국에 인력을 보내 시장조사를 벌이는 등 적지않은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이동통신회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말께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차세대 2.5세대 휴대폰이 일반인들에게 널리 보급되면 숫자로 이뤄진 도메인이 급속도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