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안 업계가 "종합보안"을 지향하는 측과 "전문화"를 추구하는 그룹으로 양분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보안시장이 확대된 이후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선두권 업체들 사이에서 경영 이념과 목표에 대한 시각차가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종합보안회사를 지향하는 기업은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분야 1위업체인 안철수연구소와 보안업계의 맞형격인 시큐어소프트,침입탐지시스템(IDS)시장을 장악한 인젠,삼성 출신들이 창업한 시큐아이닷컴 등이다. 반면 방화벽 선두주자인 어울림,백신업체 하우리,IDS 및 공개키기반구조(PKI)인증업체인 팬타시큐리티 등은 전문화만이 살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논리싸움도 치열하다. 우선 "시장의 요구"에 대한 해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안철수 사장은 "고객들이 방화벽이나 IDS를 별도로 구입하려 하지 않는다"며 "보안 컨설팅에서 시스템 구축,사후관리까지 일관된 공정을 수행할수 있는 업체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워드 엑셀 등을 한꺼번에 구입하려는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통합 오피스 상품으로 경쟁사를 물리쳤던 것처럼 종합보안회사가 살아남을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팬타시큐리티 이석우 사장은 "정보보안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통합보안업체가 유리했지만 지금은 기업체 전산담당자들이 보안을 잘 알기 때문에 오히려 단품 구매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전혀 다른 주장을 폈다. 또 정보보안분야만 해도 워낙 넓고 다양하기 때문에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상품 하나만 개발하기에도 벅차다고 강조했다. 경영 전략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양측의 주장은 엇갈린다. 통합보안을 주장하는 측은 보안 컨설팅 및 사후 보안 서비스가 제품판매와 함께 이뤄져야 국내외 시장을 장악할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하우리 권석철 사장은 "체크포인트나 시만텍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안회사들도 전문화로 살길을 찾고 있다"며 "타이어를 만드는 회사가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나서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박태완 에스큐브 부사장은 "종합보안업체들은 새로운 분야에 적극 진출하는 반면 전문보안업체들은 특정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어느쪽이 옳았는지는 시장이 가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