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애니메이션 제작업체인 디지털드림스튜디오(DDS.대표 이정근.www.ddsdream.com)에는 늘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이 회사는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용 게임 개발업체로 선정됐다. 또 아시아 최초로 한.일 합작 3차원(3D)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현재 MBC에서 방영중인 "런딤"이 바로 그것이다. 이정근 사장도 '최초'와 인연이 깊다. 그는 SKC 중앙연구소에서 일하던 지난 89년 25살의 젊은 나이에 국내 최초로 광자기디스크를 개발,매스컴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사장이 고집을 부리는 일이 한가지 있다. 계약직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임업계에서는 계약직 채용이 오래전에 보편화됐다. 그러나 이 사장에겐 남의 얘기다. 그는 "계약직을 쓰면 인건비는 절감할 수 있겠지만 작품의 품질이 떨어진다"고 말하곤 한다. ◇원소스 멀티유스 전략=DDS는 일찌감치 '원소스 멀티유스'(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한다는 의미)에 눈을 돌렸다.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넘나들고 있는 것도 두 분야가 보완적인데다 게임이든 애니메이션이든 다양한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TV용으로 만든 만화영화 '런딤'을 극장용으로 제작하고 오우삼 감독의 영화를 게임 시리즈로 제작하는 것도 이런 전략에서 비롯됐다. 또 PC게임과 온라인게임을 가정용비디오게임으로 활용하고 있고 신일숙씨의 만화 '리니지'를 영화로 제작하는 프로젝트도 추진중이다. ◇일류업체들과의 제휴=DDS는 3D에 관한한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지난 97년 '왕도의 비밀'이란 게임으로 대한민국게임대상을 수상한 이래 '런딤'에 이르기까지 줄곧 3D 콘텐츠에 주력해왔다. 3D용 워크스테이션 1백50대와 2백50대의 렌더팜,모션캡처스테이지 등을 갖춘 초대형 디지털스튜디오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갖췄다. DDS는 이런 기반 위에서 세계적인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닌텐도 반다이 코나미 등과 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개발에서 배급까지=DDS는 올해부터는 자사의 게임과 국내 우수게임을 한데 묶어 해외에 보급하는 배급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지금까지는 아시아에서 예선전을 치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며 "올해부터는 월드컵 무대에 진출해 승수를 쌓아가는 것처럼 세계 게임업체들과 본격적으로 겨뤄볼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DDS는 올해부터 그야말로 하늘로 치솟고 있다. 개발투자가 일단락됨에 따라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5백6억원. 지난해(1백5억원)의 약 5배에 달한다. 또 부가가치가 높아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2백30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