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경찰서는 최근 30대 남성인 여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0일께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대방의 모습을 보면서 채팅을 할 수 있는 인터넷 화상채팅 사이트에 접속한 여씨는 20대 여성 한 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은 얼마후 음란한 대화를 시작했으며 급기야 서로의 알몸을 보여주는 행위까지 하게 됐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처음부터 계획된 저의를 갖고 있던 여씨는 상대 여성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저장한 후 이것을 미끼로 끈질기게 성관계를 요구한 것을 밝혀졌다.

지난 22일 경남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반은 화상채팅을 통해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20대 회사원인 김모씨와 박모씨,40대 주부 윤모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지난 2월께 세 사람이 자신들의 집에서 화상채팅을 통해 서로 신체의 은밀한 부위를 보여 주며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잡고 문제의 장면이 담긴 기록과 해당 화상채팅 사이트 가입자의 인적사항을 토대로 이들을 검거했다.

화상채팅을 통한 음란행위가 새로운 사회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예전엔 음란 사진이나 포르노 동영상이 가장 큰 문제였다.

최근엔 대담하게 자신들의 알몸을 직접 보여주며 음란한 대화를 나누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음란물이 사이버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음란 화상채팅이 매춘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렇지않아도 인터넷 채팅이 원조교제와 매춘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음란 화상채팅은 더욱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킬 여지를 안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음란 화상채팅이 상처받기 쉬운 청소년들에게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화상채팅을 가장 많이 하는 연령층은 10대들치다.

별 생각없이 화상채팅방에 들어간 10대 청소년이 감당하기 힘든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겪을 위험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

화상채팅 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들은 나름대로 음란 화상채팅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하루밤에 수천개가 개설되는 화상채팅방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예컨대 10대들이 화상채팅 사이트에 가입할때 반드시 부모로부터 직접 동의를 받고 10대만을 위한 서비스를 따로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단속도 필요하다.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음란 화상채팅이 발붙일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모든 사회현상이 그렇듯 화상채팅도 양면성을 갖고 있다.

살아있는 온라인 교육에 활용될 수도 있고 음란채팅에 쓰일 수도 있다.

지도와 단속도 중요하지만 화상채팅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1차적인 책임은 바로 네티즌들 자신에게 달려 있다.

ked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