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께는 옥션을 따라잡아 인터넷 경매업계 최고자리에 오를 자신이 있습니다"

이셀피아 윤용(38) 사장은 요즘 다소 느긋해졌다는 소리를 가끔 듣는다.

업계 만년 2위라는 딱지를 떼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연초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 3월 업계 2위를 다투던 셀피아와 이쎄일이 전격합병, 재탄생한 이셀피아의 거래실적은 아직 옥션에 뒤져 있다.

지난 4월 기준으로 이셀피아의 거래실적은 2백80억원.

옥션(3백50억원)의 80% 수준이다.

그렇지만 지난해말 옥션의 절반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격차가 크게 줄어든 셈이다.

"조만간 획기적인 대응책을 내놓을 겁니다. 늦어도 9월께는 승부가 판가름나겠죠"

윤 사장이 준비하고 있는 "옥션타도" 카드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 이셀피아만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인 네트워크 경매 운영방식을 대폭 개선하는 것.

각 제휴사이트들을 네트워크로 묶는데 그치지 않고 상품구색이나 경매운영까지 직접 관리할 계획이다.

둘째 국내 최대 회원수를 갖고 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손잡는 일이다.

경매 솔루션만을 제공하던 다음을 경매 네트워크안으로 끌어들이면 규모면에서 옥션을 앞지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네트워크 경매란 이셀피아 사이트에서만 물품을 올려 경매서비스를 하는게 아니라 각종 사이트를 거미줄처럼 엮어 하나의 경매장터로 연결하는 것이다.

최근 옥션이 드림위즈 엠파스와 제휴해 네트워크 경매에 뛰어든데 대해 별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기존 사업방식으론 한계를 느낀 나머지 이셀피아가 장악하고 있는 네트워크 경매를 넘보는게 아니냐는게 윤 사장의 판단이다.

"지난해말 이곳저곳에서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솔루션을 구축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지만 모두 거절했습니다"

한눈 팔지 않고 경매사업에만 주력하기 위해서였다는게 윤 사장의 설명이다.

윤 사장은 요즘 투자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옥션과의 한판승부를 대비한 실탄 비축차원에서다.

이미 해외투자펀드로부터 1백억원의 투자유치 약속을 받아 놓은 상태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코스닥 등록도 계획하고 있다.

합병 후유증도 거의 없다.

오히려 시너지효과를 톡톡히 얻고 있다.

셀피아 사장이었던 윤 사장이 사업을 총괄지휘하고 있고 이쎄일 사장을 맡던 정재윤 사장은 공동대표로 서비스기획과 개발을 담당하는등 최고경영자간 역할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윤 사장은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과정(산업정보학 석사)을 마쳤다.

삼성SDS 근무 당시 삼성전자 인터넷쇼핑몰 구축을 총괄하는 등 국내 전자상거래의 산증인 가운데 한사람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