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프로젝트에 승부를 건다"

삼성SDS LG-EDS시스템 현대정보기술 등 대형 SI업체들의 올해 성적표는 해외시장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경기침체로 인해 공공시장을 제외한 민간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최근 남미 중동 동남아 등지에서 수십억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가 잇달아 발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국내 기업의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해외 프로젝트가 SI 업계의 새 수익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 해외 프로젝트 봇물 =SI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작년말과 올해초 현대정보기술과 LG-EDS시스템이 각각 베네수엘라 주민카드 전산화사업과 필리핀 등기부등본 전산화사업을 따내면서부터다.

그후 각국이 대규모 SI 프로젝트를 발주하며 해외진출경쟁에 불이 붙었다.

현재 국내 SI업체들이 참가를 준비중인 사업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찰청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과 C4I(군 전술지휘통제 자동화) 사업, 쿠웨이트의 전자정부사업, 콩고의 기간통신망사업, 말레이시아의 병원전산화사업, 일본의 전자정부사업 등 10여개에 이른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로젝트는 규모가 20억~30억달러에 달해 업계에서는 지난 70년대 건설에 이은 "IT 중동특수"를 기대하고 있을 정도다.

<> 해외사업 강화에 총력 =삼성SDS는 올해 해외사업부서를 팀에서 디비전으로 격상시켰다.

사령탑도 부장에서 상무가 맡게 됐다.

또 올해안에 삼성 전자계열 5개사 해외법인의 IT 인력을 흡수해 현재 5개인 해외사무소를 17개로 늘릴 계획이다.

최근 인수한 e삼성인터내셔널 산하 e삼성아시아 저팬 차이나 등도 해외마케팅 거점으로 활용키로 했다.

이 회사는 올해 동남아 중국 중동 지역은 물론 아프리카까지 진출을 노리고 있다.

LG-EDS시스템은 필리핀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의 지리정보시스템, 국세시스템과 베네수엘라 등기부등본 사업 등을 따기 위해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EDS측과의 지분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해외진출 원년"을 선포했다.

현대정보기술도 사우디 이란 아랍에미레이트 태국 등에서 발주된 공공사업 수주를 추진중이다.

특히 동남아지역의 일부 금융 프로젝트는 수주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인도의 이스팟(ISPAT)제철에 철강생산관리 패키지인 "스틸피아"를 3백만달러에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던 포스데이타는 올들어 철강분야 솔루션 중심에서 공공과 의료분야로 분야를 다변화하고 있다.

또 DVR(디지털영상기록장치)인 "포스워치"의 수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지난해에 비해 큰 폭의 해외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 우려되는 과열경쟁 =국내업체들의 해외진출은 동남아 중동 중국 남미 등에 집중돼 있다.

이 때문에 태국 등 일부 지역에서는 국내업체간 입찰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 업체와 중소형 업체간 협력체제 구축과 대형업체간 분업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