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IBM 모토로라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 제조장비를 선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컨소시엄측이 총 2억5천만달러를 투입해 차세대 반도체 제조장비의 시제품을 개발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이번에 개발된 시제품은 핵심 반도체 제조장비인 스테퍼로, 이를 사용하면 현재 가장 집적도 높은 반도체보다 훨씬 미세한 회로를 지닌 칩을 설계할 수 있다.

컨소시엄측의 스테퍼로 제작된 반도체의 회로선폭은 기존 칩의 5분의 1~15분의 1 정도로 매우 미세해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정보저장을 가능케 한다.

전문가들은 이 시스템을 통해 회로선폭이 0.03∼0.07㎛(미크론.1백만분의 1m)인 반도체부터 최대 0.007㎛급 칩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 등 주요 반도체업체들은 현재 0.13∼0.18㎛ 칩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장비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초미세 회로를 새기기 위해 ''초자외선 인쇄기법(EUV)''을 사용한다.

기존 인쇄기법에선 정교한 회로 패턴에 빛의 초점을 맞추기 위해 렌즈를 쓰는 반면 EUV는 강력한 레이저를 일련의 거울에 반사시키는 방법을 채택했다.

EUV에 적용된 레이저 기술은 1980년대초 레이건 정부가 핵탄두 미사일 방어를 목적으로 시작한 전략방위구상(SDI) 연구결과에서 나왔다.

이번 컨소시엄에도 참여한 산디아 로렌스리버모어 등 국립연구소들이 SDI연구의 주축이었다.

거울들은 허블 우주망원경의 기술을 응용했다.

새로운 제조장비는 곧 한계에 부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무어의 법칙'' 수명을 최소한 10년 이상 연장시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의 성능이 18개월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는 것.

인텔 AMD 등 주요 반도체업체들은 무어의 법칙 아래 오랫동안 호황을 누려왔다.

하지만 최근 2005년께 이 법칙의 약발이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를 긴장시켰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