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도메인(주소)을 3천개나 확보하고 있는 ''도메인 수집광''이 사상 최고액의 도메인 사기극을 벌이다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대구지검 특수부(부장 김병화)는 2일 미국의 세계 최대 도메인 관리업체인 네트워크 솔루션에 등록된 도메인 8개(시가 22억원 상당)를 자신의 명의로 이전하고 판매하려한 혐의로 김모(26·H대 영문과 4년)씨를 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도메인업체에 등록돼 외부에 공시되는 소유자의 e메일 주소로 e메일을 보내 메일주소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다가 좋은 먹잇감을 발견했다.

미국 도메인 관리업체인 네트워크 솔루션(Network Solution)에 등록된 ''voice.com''(시가 10억원)의 등록내용에서 이상한 점을 찾아냈다.

도메인 소유주는 미국인 ''Donald Klein''인데 e메일 주소가 ''donald_a_kiein@yahoo.com''으로 기재돼 있었다.

김씨는 그 주소로 e메일을 보내도 응답이 없자 e메일 주소를 ''klein''을 ''kiein''으로 잘못 신고한 것을 알아챘다.

김씨는 즉시 자신의 명의로 ''donald_a_kiein@yahoo.com''이란 e메일 계정을 만든 뒤 e메일을 이용해 ''voice.com''의 소유자를 변경했다.

이후 여러차례 소유자 세탁과정을 거쳐 도메인 등록업체인 레지스트라스(Registras)에 자신의 명의로 등록했다.

10억원짜리 도메인이 간단하게 김씨의 손에 넘어갔다.

김씨의 이같은 사기극은 지난 1월 미국 도메인 컨설턴트가 미국의 인터넷 사이트(www.domaintalk.com)에 ''사상 최대의 도메인 사기사건''이란 글을 올리면서 발각됐다.

수사결과 김씨는 이같은 수법으로 ''desk.net''''comes.com''''tot.com'' 등 6개 도메인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도메인은 경매사이트에 올려져 팔리기 일보직전이었다.

또 ''sexy.com''(12억원 상당)이 등록기간 만료로 소유자가 공시되지 않고 있는 것을 알고 등록 소유자인양 가장,가명으로 레지스트라스에 이전등록했다.

이번에 구속된 김씨는 현재 3천여개의 도메인을 소유하고 있으며 지난 94년6월에는 PC통신으로 외환은행 홈뱅킹서비스에 접속해 다른 사람의 예금 2백30만원을 빼내다 구속되기도 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