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메일 주소만 알면 간편하게 돈을 보내고 받을 수 있는 e메일 송금서비스가 신종 인터넷 전자결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e메일이 이제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도구에서 벗어나 결제수단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e메일을 이용한 송금이 인터넷뱅킹에 이은 제3의 결제수단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원 최민제(30)씨는 최근 친구 결혼식 축의금을 e메일로 보냈다.

지방출장으로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어 처음에는 은행 계좌로 넣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계좌번호를 묻는게 친구에게 부담이 될 것 같아 e메일을 이용했다.

e메일에 불참 사연과 축하메시지를 담아 축의금과 함께 보냈다.

축의금은 e메일 송금사이트를 이용하면 자신의 계좌번호를 입력하는 간단한 절차를 거쳐 인터넷 뱅킹처럼 수수료없이 자동 전달된다.

동창회 총무를 맡고 있는 한승진(27)씨도 e메일 송금서비스 덕분에 회비걷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예전에는 회원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무통장입금을 안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바쁜 회원들은 매달 넣어야 하는 것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한씨는 e메일 송금서비스로 문제를 간단히 해결했다.

각 회원들에게 청구 e메일을 보내면 회원들은 e메일을 열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자신의 계좌번호 등을 입력, 회비를 자동으로 납부했다.

e메일 송금서비스가 이처럼 네티즌들 사이에 인기를 얻는 이유는 우선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알 필요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또 서비스 등록절차도 간편해 인터넷뱅킹이나 텔레뱅킹처럼 직접 은행을 방문해 등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필요없다.

<> 어떻게 사용하나 =e메일 송금서비스는 가상계좌 방식과 인터넷뱅킹 방식 등 두가지가 있다.

가상계좌 방식은 인터넷상에 계좌를 개설해 놓고 이 계좌를 통해 송금과 결제를 하는 형태다.

예컨대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머니메일(www.moneymail.co.kr)의 경우 회원으로 가입하는 즉시 계좌를 발급한다.

회원은 이 계좌에 미리 일정액을 이체해 놓은 후 송금이 필요할 때마다 상대방 e메일을 통해 송금내용과 금액을 적어 보낸다.

상대방은 e메일을 받은 후 자신의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송금액이 계좌로 들어온다.

인터넷뱅킹 방식은 기존 인터넷뱅킹과 유사하지만 상대방의 계좌번호 대신 e메일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가령 메일캐스터의 메일뱅킹(www.mailbanking.co.kr)의 경우 회원으로 가입한 후 상대방의 e메일 주소와 금액, 돈을 인출할 자신의 통장계좌나 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 적용분야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송금 뿐만 아니라 청구도 가능하다.

예컨대 동창회 회비를 거두기 위해 다수의 회원들에게 동시 청구메일을 보낼 수 있다.

청구메일을 받은 회원들은 송금 버튼을 클릭한 후 자신의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이체된다.

업계에서는 e메일 송금서비스가 유료화를 시도중인 닷컴기업들에도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원들에 대한 일괄청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콘텐츠나 상품의 기업대 개인간(B2C) 거래에서도 실시간 결제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사이트의 성금모금, 공동구매 영역으로까지 폭넓게 적용될 가능성도 크다.

e메일 송금서비스 업체인 페이레터의 서진석 실장은 "인터넷뱅킹과 경쟁관계로 부상할 수 있어 금융기관들도 관심을 보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 서비스업체 =인터넷업체로는 나우콤에서 분사한 페이레터(www.payletter.com)와 메일캐스터의 메일뱅킹, 네오위즈의 원클릭페이(www.oneclickpay.co.kr) 등이 있다.

금융기관도 가세해 주택은행의 엔페이코리아(www.npaykorea.com)와 신한은행의 머니메일이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