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게놈 지도가 완성됨에 따라 질병치료에 혁신적인 전기가 마련됐다.

유전자지도를 보고 정상적인 유전자와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변이된 유전자를 가려내 질병유발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번에 완성된 인간게놈 지도에 사용된 DNA샘플은 여자 3명과 남자 2명으로부터 채취한 것으로 지도에는 이들의 99% 게놈과 유전자 암호 문자에 해당하는 32억개의 염기 순서가 나타나 있다.

이는 95%를 밝힌 지난해 6월 초안에 비해 크게 진전된 것이다.

인간 유전정보의 총체인 인간게놈에서 일어나는 변이와 관련된 질병은 당뇨병 천식 암 심장마비 알츠하이머병 등 1천5백가지로 추산된다.

과학자들은 게놈지도 완성으로 대략 4백개의 질병유발 유전자가 밝혀질 수 있게 됐으며 10∼20년내에 모든 질병의 유전적 비밀을 알아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특히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들이 집중돼 있는 이른바 ''킬러염색체''들이 발견됐다.

연구진들은 23쌍의 인간 염색체 가운데 3쌍이 치명적인 유전적 질병과 가장 큰 관련이 있음을 발견해냈다.

1번 염색체의 유전자들은 알츠하이머병과 전립선암,6번 염색체의 유전자들은 지능과 관련이 있으며,X염색체는 근육위축증을 비롯 많은 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이들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도 조만간 개발될 전망이다.

게놈지도 완성은 또 각종 중독성 질환이나 정신질환 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의학은 중독성질환의 약 50%가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셀레라제노믹스 관계자는 "이번 게놈지도 완성으로 약물 남용이나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제개발도 가능해졌다"며 "치료약품이 교도소를 대신할 날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게놈지도 완성은 개인별 맞춤처방 역시 가능케할 전망이다.

개인의 유전자 지도에 따라 질병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개인적 특성에 맞는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생아들은 치료가능한 유전질환 검사를 받고 질병을 미리 예방할 수 있으며 유전자가 조작된 신생아 탄생도 가능해졌다.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

---------------------------------------------------------------

<인간 유전자연구 일지>

1866년:멘델의 유전법칙 발견
1882년:세포핵내 염색체 발견
1940년:DNA가 유전 물질임을 입증
1953년:생화학자 와튼과 크릭,DNA의 이중나선구조 규명
1990년:인간게놈프로젝트(HGP) 공식출범.
1997년:영국 로슬린연구소,복제양 ''돌리''탄생
1998년:동물 ''꼬마선충''에서 처음으로 유전자 해석
크레이그센터,유전공학회사 ''셀레라 제노믹스''설립
2000년 6월:게놈지도 초안완성
2001년 2월:게놈지도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