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식 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하려 했던 정부 의도가 빗나간데다 하나로통신 주도의 컨소시엄마저 수익성 논란에 휘말리며 휘청거리고 있다.

하나로통신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했던 미국 버라이존은 최근 "현행 구도로는 사업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하나로통신은 정보통신부에 "동기식 사업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사업권 신청조차 어렵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에 따라 3월말로 예정된 동기식 사업자 선정에는 신청자가 전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정보통신업계에는 이미 동기식 사업권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해 있다.

현재 하나로통신 주도의 컨소시엄에는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 소속 중소기업들이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대기업이나 퀄컴 버라이존 등 외국업체들은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

특히 동기식 사업권을 따낸다 해도 기존 사업자들과 정면대결해야 하는 점이 문제로 꼽히고 있다.

SK텔레콤 한통프리텔등은 이미 동기식 IMT-2000의 전단계인 IS-95C 서비스 준비를 끝냈고 동기 사업자가 IMT-2000 서비스를 시작하는 시점에는 IS-95C보다 발전한 HDR로 맞선다는 전략을 짜놓았다.

하나로통신은 이미 비동기식 사업권을 따놓은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이 비동기식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IS-95C나 HDR와 같은 동기식 서비스로 동기식 사업자를 견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통부가 IMT-2000 기술표준으로 ''1동·2비''(동기식 사업자 1개, 비동기식 2개)를 정했는데도 IMT-2000 초기단계에 동기 대 동기의 대결구도가 형성되는 것은 정부의 실책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IS-95C가 기존 서비스에서 진보한 기술이란 이유로 기존 사업자들에 사업을 허용하는 바람에 문제가 뒤틀렸다는 것.

하나로통신은 이 문제를 시정하려면 비동기식 사업권을 따낸 사업자들엔 IS-95C에서 진보한 HDR 서비스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존 사업자들은 "기술진보란 이유로 IS-95C를 허용했다면 또하나의 기술진보인 HDR 역시 허용하는 게 당연하다"고 맞서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9일 오후 서울시내 모 호텔에서 관련업체들과 ''동기식 IMT-2000 발전협의회''를 출범시킨다.

하나로통신은 이 자리에서 동기식 사업성에 관한 토론을 벌인후 의견을 취합, 다음주 중 정통부에 출연금 삭감 등을 건의할 예정이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