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경진 < 이언그룹 과장 >


컴퓨팅 시장은 기업용 시장과 개인용 시장으로 양분되어 성장해왔다.

전통적으로 기업용 시장이 전체 컴퓨팅 시장을 주도했으며 개인용 시장이 오늘날처럼 성장한 것은 역사적으로 보면 극히 최근의 일이다.

과거 메인프레임 환경의 최강자는 IBM이었다.

그러나 유닉스의 등장과 함께 클라이언트 서버환경이 부상하면서 SUN이 새롭게 떠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들이 기업용 시장에 주력하는 동안 PC용 운영체제(OS)인 윈도와 MS오피스를 앞세워 개인용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는데 성공했다.

MS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윈도NT를 앞세워 기업용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기업용 시장에서 안주하던 IBM이나 SUN 등으로선 잔뜩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용 시장의 독점을 바탕으로 축적한 MS의 압도적인 자금력과 마케팅 공세에 사실상 수세에 몰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에 SUN을 중심으로 결집한 반(反)MS세력은 양동작전을 취하고 있다.

MS에 대해 반독점 공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MS의 텃밭인 개인용 시장의 룰을 바꾸는 것이다.

룰을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기존의 룰을 부숴야 한다.

MS의 개인용 시장의 수익기반을 무너뜨림으로써 MS의 기업용 시장 공략이라는 야욕을 원천적으로 분쇄하려는 것이다.

특히 SUN의 행보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MS의 윈도에 대해서는 무료 운용체제인 리눅스를,MS오피스에 대해서는 스타오피스를 무료로 배포하면서 압박하고 있다.

MS가 장악해왔던 개발툴에 있어서도 자바를 통해 목을 조이고 있는 상황이다.

MS가 장악하고 있는 개인용 시장의 수익기반을 근본부터 무너뜨려 자신이 장악하고 있는 기업용 시장은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오늘날 리눅스가 차세대 운영체제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리눅스의 탁월한 성능과 함께 반MS진영의 이러한 MS붕괴 전략이 맞물려 들어갔기 때문이다.

무료 운영체제인 리눅스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이러한 흐름을 알고 그 흐름을 올라타야만 한다.

리눅스로 돈을 버는 첫번째 방법은 SUN이나 IBM처럼 하는 것이다.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컨설팅 및 SI(시스템통합) 부문에 주력하는 것이다.

두 회사 모두 점차 컨설팅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두번째 방법은 아파치(APACHE) 센드메일(Sendmail)과 같은 리눅스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이다.

센드메일은 본래 무료로 제공됐지만 최근 개인용과 기업용을 구분해 기업용에 대해선 요금을 징수하는 혼합형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세번째는 레드햇 칼데라와 같이 리눅스 배포판을 보급하는 것.

레드햇이 이 부분의 선두주자로 사실상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포판 사업을 기반으로 다른 영역으로 진출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네번째는 리눅스 관련 교육사업 모델이다.

앞의 세가지 모델은 사실상 외국의 선도업체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국내 리눅스 벤처들에겐 힘겨운 면이 있다.

그러나 교육사업 모델은 리눅스의 저변확대에 따라 꾸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른 사업과 함께 병행할 경우 좋은 결과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번째로 최근 많이 논의되고 있는 임베디드 리눅스의 공급을 들 수 있다.

앞으로 전개될 포스트PC시대에 있어 리눅스의 작은 크기와 안정성은 임베디드 시스템에 적합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리스크가 높기 때문에 상당히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실제로 임베디드 리눅스를 만들어도 이를 기반으로 동작할 애플리케이션들을 일일이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이미 여러가지 애플리케이션들이 갖춰져 있는 윈CE를 도입했을 때보다 개발기간은 물론 투입비용이 오히려 비싼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섯번째 방법은 리눅스 탑재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것이다.

국내 대부분의 리눅스 벤처들이 이를 하고 있으나 진입장벽이 낮아 출혈경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그리 전망은 밝지 않다.

그러나 이를 통해 꾸준히 기술을 축적하고 인지도를 쌓아가면서 위에서 언급한 모델로 진출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도 초기 벤처로서는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엄경진(31)이언그룹 과장.애널리스트 kjeom@eongrou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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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약력 ]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장기신용은행(기업심사.여신시스템 개발)
<>네모넷 코스닥증권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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