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이나 바이러스 유포 방지가 주임무인 인터넷 보안업체 직원들이 79개의 인터넷 사이트를 무차별로 해킹,정보를 빼내거나 시스템을 파괴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2일 A정보통신 기획이사 이모(28)씨와 해커전담팀원인 이모(21) 김모(21·여)씨 등 3명에 대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임모(18)군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 9월14일 오전 1시께 K은행 인터넷홈페이지에 침투,인사관리부와 영업지원부 조사부 등의 관리자 ID와 비밀번호를 빼내는 등 6월부터 최근까지 79곳을 해킹한 혐의다.

김씨는 올해 S대 컴퓨터공학부 특별전형에 지원했으나 탈락하자 지난달 3일 이 대학 홈페이지에 침입해 자료를 삭제하는 등 전산시스템을 훼손했다.

이들이 해킹한 인터넷사이트에는 금융기관 8곳과 학교 10곳,단체 2곳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해킹한 기관이나 기업에 보안 취약점을 정리한 보고서를 보내고 자신들에게 홈페이지 보안업무를 맡겨달라는 협상까지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중 기획이사 이씨는 해킹 관련 전문서적을 출간하는 등 국내 해커들 사이에서 권위자로 통하고 있으며 이모(28)씨 등은 지난 6월 9개국의 해커 3천6백67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해킹대회에서 우승한 실력자들이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