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시작"의 들뜬 분위기만큼이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2000년을 출발한 인터넷비즈니스.

그러나 경기침체와 증시하락,벤처 위기 등 전반적인 사업환경의 악화와 함께 연초 뜨겁게 달구던 "닷컴"열기는 차갑게 식어갔고 인터넷비즈니스에 대한 "장미빛" 전망들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하지만 마냥 우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국내 인터넷비즈니스는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과 대중화에 힘입어 외형적으로 큰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현재의 위기상황은 본격적인 성장기에 앞서 한번은 거쳐야할 "홍역"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올해 인터넷비즈니스는 "닷컴 1년은 다른 분야의 10년"이라는 말을 실감케 할만큼 빠르게 변화해 왔다.

올 한햇동안 나타난 주요 트렌드와 업계 판도 변화를 분야별로 짚어보면서 인터넷비즈니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점검해 본다.


인터넷비즈니스의 "간판"인 포털시장에서는 올한해 어느 분야보다도 패권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야후코리아 라이코스코리아 네이버컴 등 기존 포털들은 M&A(기업인수합병)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콘텐츠와 커뮤니티 전자상거래의 서비스영역을 급속히 확장하며 "인터넷미디어로서의 위용"을 갖추는 데 주력했다.

두루넷 하나로통신 등 초고속인터넷서비스업체들도 가입자만의 "포털"을 일반 네티즌들에게 개방,안정된 속도와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무기로 포털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준비된 포털"이라 불리는 천리안 유니텔 나우콤 등 PC통신업체들도 "인터넷환경으로의 전환"을 서둘러 추진했다.

포털 경쟁은 포털 개념이 인터넷을 처음 시작하는 "관문"에서 인터넷에서 오래 머물러 있는 "미디어"로 발전하고 초고속인터넷 대중화,무선인터넷 보급 등 인터넷 환경이 다양화되면서 한층 복잡해지고 장기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연초만 해도 올하반기쯤이면 "관문" 승부는 가려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다음커뮤니케이션 야후코리아가 다소 우위를 보이고 있을뿐 "절대 강자"는 등장하지 않은 상황이다.


◆기존 포털,양적 성장·질적 미흡=연초 라이코스의 깨비메일 인수를 시작으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유아이엔닷컴 흡수합병,네이버의 한게임 흡수합병 등 기존 포털업체들의 M&A가 줄을 이었다.

야후코리아는 한때 사람찾기서비스인 아이러브스쿨 인수를 적극 추진하기도 했다.

또 콘텐츠업체와 오프라인기업의 제휴를 통해 인터넷미디어로서 파워를 키워갔다.

이를 통해 외형적으로는 눈부신 성장을 기록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 8월 야후재팬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1억페이지뷰를 돌파했다.

라이코스코리아와 네이버컴도 최근 1억페이지뷰를 넘어섰다.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선두였던 야후코리아는 광고매출 등에서는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페이지뷰(7천2백만)등 사이트 규모면에서는 경쟁업체에 뒤처졌다.

그러나 어느 업체도 ''종합포털''로서의 위상은 갖추지 못했다.

다음은 e메일과 동호회,야후는 검색,라이코스는 엔터테인먼트,네이버는 인수합병한 한게임의 비중이 다른 분야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각 업체의 강점인 동시에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약진,PC통신·대기업 부진=지난해말 드림라인이 드림엑스를 개설한 이후 두루넷과 하나로통신 한국통신 등도 ''멀티미디어 포털''을 잇따라 선보이며 일반 네티즌 붙들기에 나섰다.

드림엑스의 현재 웹회원은 4백만명을 넘어섰고 두루넷의 야심작인 코리아닷컴의 회원도 3백만명을 돌파,포털시장에서 강력한 신진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비해 PC통신들은 기대 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들 포털은 아직까지 ''부가서비스''에 머물러 있을뿐 일반 네티즌을 폭넓게 끌어들이는 데는 실패했다.

SK㈜의 ''오케이캐시백 닷컴''이나 유니텔이 만든 ''웨피''도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