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에이전시 시장이 춘추전국 시대를 맞고 있다.

디자인스톰 클라우드나인 등과 같은 기존 웹에이전시 업체에 e삼성의 오픈타이드,에이전시닷컴 같은 대기업 및 해외업체들과 단순 홈페이지 제작 기술만을 갖춘 영세업체까지 가세,난전을 방불케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대형포털업체,사피엔트 레조피시 같은 해외업체,LG나 SK 등 대기업들도 진출을 모색중이어서 시장은 한층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21세기의 청바지 장사''에 비유되는 웹에이전시 시장에 이처럼 많은 업체들이 뛰어드는 이유는 우선 시장이 아직도 형성단계라 뚜렷한 선점기업이 없는 가운데 홈페이지에 대한 지식을 갖추면 누구라도 쉽게 웹에이전시라는 이름을 달고 사업을 할 수 있는 낮은 시장 진입장벽에 따른 것이다.

또 오프라인 기업들이 e비즈니스의 중요성을 깨닫고 홈페이지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많아 ''뛰어들면 벌 수 있는'' 사업모델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업체수가 늘어나고 경쟁이 심화되자 계약단가도 낮아지고 있다고 업계는 하소연한다.

특히 기업의 하반기 경기상황이 악화되자 발주수도 감소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장기적으로 볼 때 시장의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올해초 1백억원의 매출을 장담했던 선두업체들이 20억∼30억원 가량 예상 매출액을 낮춰잡은 것은 이러한 시장 과열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원석 클라우드나인 사장은 "최근들어 시장이 경기 동향에 조금씩 영향을 받는 게 사실"이라며 "일부 대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사이트를 구축 및 운영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 컨설팅 시스템통합(SI) 등 세 가지 요소가 종합 웹에이전시 업체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에 부합되는 검증된 업체가 없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단기간에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근시안적으로 뛰어드는 업체들 때문에 시장 자체가 위협을 겪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디자인스톰의 관계자는 "매출 규모면에서는 웹에이전시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너무 많은 업체들이 뛰어드는 바람에 시장상황이 혼탁한 면이 없지 않다"며 "전문인력과 기술력을 갖춘 업체들을 중심으로 시장의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클릭 디자인스톰 홍익인터넷 등 몇 개의 선두업체들이 내년 하반기에 코스닥 등록을 예정하고 있어 그 이전에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