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EG 표준초안이 결정되는 과정은 아주 독특하다.

국가별로 기술안을 들고 회의에 참석해 치열한 논쟁을 거쳐 우수한 기술을 표준으로 채택한다.

물론 모든 회의는 영어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아시아권 국가의 경우 기술이 우수하더라도 논쟁 과정에서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회의에서는 기술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정치력''이다.

"최종적으로 두가지 기술이 표준을 놓고 다툴 때는 참가자들간에 거수로 결정하는데 누가 제3자를 더 많이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느냐가 관건으로 작용한다"(윤경로 LG종합기술원 박사)는 것.

MPEG 전문가들은 이를 ''기술자 정치''로 부른다.

심지어 회의가 열리는 며칠동안은 참가자들이 묶는 숙소 주위에서 이른바 ''밤의 정치''가 벌어지기도 한다.

지난 10월 프랑스에서 열린 MPEG7회의에서도 마찬가지다.

MPEG7 요소기술중 이미지검색에 필요한 ''컬러 스트럭처'' 기술표준을 놓고 한국과 독일의 제안서가 최종 후보로 올랐다.

한국은 일본 샤프를 끌어들였다.

그러나 유럽이 독일 편을 드는 바람에 수적으로 불리하게 된 것.

결국 한국 기술이 우수했음에도 불구하고 타협끝에 상호기술을 조화시키는 선에서 마무리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