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내 PC시장을 주도했던 인터넷PC가 고사위기에 처했다.

판매부진으로인해 사업자체를 재검토할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인터넷PC협회는 지난 9월 중앙처리장치(CPU)의 속도와 하드디스크(HDD)의 용량을 크게 늘려 성능을 향상시킨 새로운 기종을 출시하고 반전을 시도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9,10월의 판매량이 오히려 PC비수기인 7,8월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의 획기적인 지원책이나 업체들의 조치가 없을 경우 인터넷PC의 돌풍은 용두사미 격으로 끝날 전망이다.

<>판매현황=인터넷 PC는 차별화된 가격과 정부의 품질보증 등에 힘입어 사업실시 2개월만에 15만4천여대를 팔아 PC시장에서 돌풍을 몰고왔었다.

이같은 수치는 전체 PC시장 점유율이 무려 28%에 달하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초까지만 해도 유지되는 듯했다.

그러나 그후 인터넷 PC는 끝없는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3만7천여대가 팔렸으나 4월에 2만6백여대,5월에 1만1천8백여대,6월에 1만여대로 줄었다.

PC 비수기인 7,8월에는 각각 5천9백여대와 3천6백여대를 기록했다.

지난 9월에는 신제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2천여대가 판매되는데 그쳤고 10월에도 이보다 나아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게 인터넷PC관계자들의 얘기다.

인터넷 노트북 역시 마찬가지다.

출시 첫 달인 4월에 3천5백여대가 팔려 선전하는 듯 했으나 이후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지난 8월 1천1백여대,9월 6백90여대에 팔리는데 그쳤다.

<>원인=인터넷PC는 올초부터 4차례의 가격인하를 단행하고 제품 성능을 향상시켰지만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 대기업들이 1백만원대의 초저가 PC로 맞대응하는 바람에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인터넷PC의 가장 큰 장점인 가격차별화가 퇴색된 것이다.

여기에다 제품 성능에 대한 불신감,10여개 기업의 단일 브랜드 판매에 따른 AS및 마케팅 문제가 겹치면서 회복불능의 상태에 빠졌다.

신속한 AS체제 구축이나 협회차원의 대대적인 마케팅 없이 정부의 품질보증과 지원에만 매달린 것이다.

인터넷 PC협회 관계자는 "PC산업의 전반적인 침체도 원인이겠지만 가격면에서 다른 제품과 차별화되지 못하고 있는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대책=인터넷PC협회는 인터넷PC가 국내 PC시장의 가격인하를 주도해 PC대중화를 이끌어낸데다 인터넷 소외지역인 농어촌 정보화에 기여한 만큼 정부가 차별화된 지원을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10여개 중견업체의 모임인 인터넷PC협회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인터넷노트북도 현대멀티캡을 제외하고 나머지 9개 업체는 사실상 사업을 접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정부로서도 사업자체를 인터넷PC협회가 주관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쟁력있는 상품을 만들어 시장에서 생존하는 것은 업체의 몫이라는 것이다.

다만 정통부는 인터넷PC를 지원하기위해 정부및 산하기관에서 PC를 구매할 경우 우선적으로 인터넷PC를 구입하도록 협조공문을 보낼 계획이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