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겨울바람과 함께 취업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주식시장 침체, 부실 기업 퇴출, 벤처업체들의 경영난 악화 등으로 올 하반기 취업은 어느때보다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IMF 이후 최악의 취업난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인구직 방식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인터넷이다.

인터넷 취업 사이트를 이용하면 구직자는 오프라인 채용방식에 비해 빨리 직장을 구할 수 있고 회사는 손쉽게 능력있는 직원을 뽑을 수 있다.

이런 점이 인터넷 취업시장의 매력이다.

국내에는 현재 3백여개의 인터넷 취업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

춘추전국 시대를 연상시킬 만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인터넷 취업 사이트들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곳은 "스카우트"와 "잡코리아"다.

<> 잡코리아(www.jobkorea.co.kr) =잡코리아(대표 김화수)는 지난 97년 설립됐다.

98년엔 취업 메타 검색엔진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메타 검색엔진은 다른 검색엔진을 이용, 인터넷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모으는 것.

잡코리아는 메타 방식으로 찾은 취업정보를 72개의 디렉토리로 나눠 네티즌들에게 제공했다.

예컨대 "웹디자이너"라는 디렉토리로 들어가면 관련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다.

잡코리아는 지난해 4월 구인구직 정보를 올릴 수 있게 해 메타 검색에서 한단계 발전한 인터넷 취업 사이트로 발돋움했다.

잡코리아의 특징은 독특한 수익모델.

다른 인터넷 취업 사이트가 정보를 검색할 때 사용료를 받는 것과 달리 잡코리아는 구인구직자들이 글을 올릴 때 등록비를 받는다.

글을 한 건 등록할 때, 노출위치와 기간에 따라 다른 액수를 받는 것이다.

예컨대 구직자가 잡코리아 메인 페이지에 1주일동안 글을 올리면 3만3천원을 받는다.

잡코리아는 지난 1월부터 이런 방식으로 유료화를 시작됐으며 현재 "노출위치에 따른 차별화된 과금방식"으로 특허를 출원해 놓았다.

잡코리아는 또 인터넷 면접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구직자와 기업의 인사담당자가 채팅 방식으로 인터뷰할 수 있다.

동영상 이력서를 올릴 수 있는 것도 눈에 띈다.

구직자가 직접 만든 동영상으로 자신의 끼를 생생하게 전할 수 있다.

잡코리아는 지난 9월 채용정보 통합 검색엔진 "잡스파이더(jobspider.co.kr)"를 열었다.

잡스파이더는 키워드 검색이 가능하다.

국내 10여개 주요 인터넷 취업 사이트의 정보를 찾아 보여 준다.

잡코리아는 잡스파이터 솔루션을 일본과 중국에 수출할 계획이며 이를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잡코리아는 올들어 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화수 사장은 "잡코리아의 매출은 일종의 수수료이기 때문에 일반 전자상거래 업체와 비교하면 거래규모 2백억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잡코리아는 내년에 솔루션 판매를 포함해 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잡코리아의 개인회원은 16만여명, 기업회원은 5만여개다.

잡코리아는 장기적으로 전세계 취업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목표다.

1국가 1도메인 시스템을 갖춰 전세계를 연결한다는 것이다.

<> 스카우트(www.scout.co.kr) =캐리어써포트(대표 이경우)가 운영하는 스카우트는 지난 98년 1월 문을 열었다.

캐리어써포트는 원래 오프라인 인력파견업체로 시작했지만 인터넷이 생활속으로 깊숙히 파고들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업체로 변신했다.

스카우트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구인구직 절차가 인터넷에서 이뤄진다는 것.

구직자가 채용 업체에 따로 연락해 이력서를 보낼 필요없이 스카우트에서 곧바로 접수할 수 있다.

구인업체는 접수된 이력서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고 마우스를 클릭해 합격.불합격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합격자들에게 자동 e메일 통보까지 가능하다.

스카우트의 또다른 특징은 이력서를 다양한 문서 파일로 변환하는 기능이다.

인터넷 문서인 HTML로 작성된 회원의 이력서를 아래아한글 문서인 HWP 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워드 문서 DOC로 바꿔준다.

회사마다 원하는 이력서 형태가 달라도 일일이 바꿔 작성할 필요가 없다.

스카우트는 지난해 5월 유료화됐다.

구직자에겐 무료지만 스카우트를 통해 직원을 뽑으려는 기업은 한달에 11만원을 내야 한다.

이것은 최근 닷컴기업들의 문제로 지적되는 수익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스카우트는 최근 인터넷 인.적성검사를 개발, 조만간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구인업체들은 지원자들의 인.적성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능한 인재를 발굴할 수 있게 된다.

스카우트의 이경우 사장은 "현재 기업들이 한 명을 채용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평균 14만원"이라며 "앞으로 스카우트에서 인.적성검사까지 가능해지면 비용이 1만원으로 줄어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우트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카우트의 회원은 개인 구직자가 44만여명, 지금까지 스카우트를 이용한 기업고객은 2만5천여개다.

현재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6천7백여개다.

스카우트의 올해 예상 매출은 15억원이다.

한 달 평균 매출액이 1억원을 넘는다.

유료화 첫달 매출액이 50만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액수다.

내년엔 35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카우트는 최근 해외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의 한 인력그룹과 인터넷 취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협의를 벌이고 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