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금융거래의 창(窓)"으로 변신하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은행 창구에 가지 않고도 자금이체와 각종 공과금 납부 등 각종 은행 업무를 안방에서 TV화면을 통해 처리할 수 있는 "TV인터넷 뱅킹 서비스"에 잇따라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TV에 인터넷용 변환기(셋톱 박스)를 설치하고 고속 통신망을 연결하면 TV시청 중에도 리모컨과 무선 키보드를 이용해 각종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외환은행(www.keb.co.kr)은 국내 처음으로 지난 8월부터 TV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존의 인터넷 뱅킹에 가입한 고객들은 인터넷 TV 초기 화면에서 홈뱅킹을 선택하면 계좌조회와 이체,해외송금,신용카드 업무 등을 볼 수 있다.

인터넷 뱅킹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들도 예금 잔액 조회와 환율 조회 및 환전우대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

조흥(www.chb.co.kr)과 한미은행(www.goodbank.com)도 지난 9월부터 TV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미은행은 "기존 인터넷 뱅킹과 마찬가지로 TV로 각종 거래조회와 자금이체 및 요금 자동납부 등을 처리할 수 있다"며 "TV에 맞춰 이미지와 색상 등을 디자인해 큰 화면으로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조흥은행은 "TV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려면 매월 3만~4만원이 들지만 초고속 인터넷과 각종 우대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어 고객들의 관심이 높다"고 덧붙였다.

주택은행(www.hncworld.com)은 최근 입주가 시작된 광장동의 인터넷아파트 현대파크빌 1천1백70세대를 대상으로 TV인터넷 금융서비스에 본격 나섰다.

주택은행은 "초고속통신망과 웹TV용 셋톱박스 설치를 신청한 현대파크빌 입주세대는 TV를 통해 영화 게임 생활정보 쇼핑몰 등의 다양한 컨텐츠를 이용하는 동시에 주택은행이 제공하는 통합빌링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결제원은 지난 6일부터 TV화면을 통해 전기 전화 요금은 물론 교통범칙금까지 낼 수 있는 "TV 인터넷 지로 서비스"(www.giro.or.kr)를 제공하고 있다.

셋톱 박스와 인터넷 이용료를 합쳐 비용은 월 3만원이다.

금융결제원은 "전기 전화 가스요금 등 3만3천개의 제휴 업체가 발송하는 각종 지로대금 납부는 물론 수표조회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