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프랑스에서는 "반(反)야후"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야후의 경매 사이트에 나찌 기념품들이 매물로 나왔기 때문이다.

프랑스 당국은 "프랑스에서 나찌 관련 제품을 전시하거나 파는 것은 불법"이라며 야후 측에 프랑스 이용자들이 이 매물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할 것을 요구했으나 야후는 기술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며 이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프랑스에서는 연일 야후를 성토하는 소리가 높아졌고 "인종차별 및 반유태주의에 반대하는 국제모임(LICRA)"과 "프랑스 유태인 학생연합(UEJF)"은 야후를 프랑스 법원에 제소하기에 이르렀다.

프랑스 법원은 지난 5월 원고의 손을 들어주면서 야후에 대해 원고에게 1천3백71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을 계기로 인터넷 접속자의 지리적인 위치를 찾아주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넷지오(www.netgeo.com)와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있는 아카마이 테크놀로지스(www.akamai.com) 등이 이 기술을 개발, 서비스에 나섰다.

이 기술은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이용해 어디에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가를 알아내는 것이다.

IP주소는 32비트 코드로 구성돼 있으며 인터넷서비스업체(ISP)에 할당돼 있다.

이 주소는 지역별로 나눠져 있어 인터넷 이용자의 IP 주소를 알면 접속자의 지리적 위치를 아주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또 이용자가 사용하는 통신망의 종류도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넷지오 사이트에 접속하면 미국 국기와 함께 "미국에서 접속하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나타난다.

양 사장은 "현재 인터넷 이용자가 어느 나라에서 접속했는지는 즉시 알아낼 수 있다"며 "미국이나 캐나다의 경우 주 단위까지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고말했다.

양 사장은 올해말까지 정확도를 도시 단위까지 높일 계획이다.

넷지오는 이 기술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조지 부시 텍사스 주지사의 e캠페인팀에제공했다.

양 사장은 "e캠페인 팀에서는 이 기술을 이용해 부시 후보의 사이트에 접속한사람들의 지역 분포를 분석해 지역별 선거 전략과 선거 운동 프로그램을 짜는데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정보기술(IT) 분야 솔루션들을 찾아 비교 평가해주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이-직소(www.ejigsaw.com)라는 회사도 이 기술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양 사장은 이 기술을 이용하면 인터넷 이용자의 지역에 따라 개인의 취향에 맞는 정확한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인터넷 이용자에게 지역 특성에 맞는 광고를 보여주거나지역 뉴스를 자동으로 선별해 보내주는 것이 가능해 광고 효과와 이용자 만족도를 높일 수있다는 것이다.

또 한국에서 접속하는 사람에게는 한글 사이트로,중국 접속자에게는 중국어 사이트로 자동으로 연결해 주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지역에 따라 특정 정보를 보지 못하도록 할 수도 있다.

프랑스 사람들에게는 나찌 기념품 경매 코너에 못들어가게 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인터넷에 "국경"을 만드는 셈이다.

실리콘밸리=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