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주도하는 신경제의 패러다임에서 가장 미래지향적으로 변신하는 기업이 될 겁니다"

최근 피씨뱅크앤닷컴에서 "FIT아시아"로 사명을 바꾸고 아시아지역 "인터넷 맹주"가 되기로 본격 선언한 송병순(72) 회장.

지난해 8월 발족한 벤처를 1천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대형기업으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예사롭지 않은 인생을 걸어온 만큼 다양한 분야의 직함을 갖고 있다.

CDIB.MBS벤처캐피탈 회장, 아시아디벨롭먼트코퍼레이션(ADC) 회장,엠비에스정보화연구소 이사장, 피씨뱅크 회장, 한빛은행 이사회 의장 등 FIT아시아 회장직 외에도 할 일이 많아 정력적으로 뛰고 있는 "젊은이"다.

무역과 은행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그가 온라인 사업에 전격 뛰어든 것은 다국적 기업인 ADC의 투자처를 찾으면서부터.

ADC는 동남아지역의 화교세력을 네트워크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주회사다.

30년지기인 대만산업은행(CDIB) 총재와의 인연으로 ADC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지난해 피씨뱅크앤닷컴이란 컴퓨터 벤처회사를 세웠다.

대만산업은행의 자본과 대만의 싼 부품을 국내에 들여와 컴퓨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면서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이 벤처의 컴퓨터사업부를 분사, "피씨뱅크"로 독립시켰고 인터넷사업부를 강화하면서 사명도 FIT아시아로 바꿨다.

온라인 비즈니스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포석이었다.

"최근 닷컴기업 위기론이 대두되면서 인터넷산업이 아주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e비즈니스업체는 시장이 좋지 않아 남들이 손을 놓고 있을 때 오히려 급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송 회장은 보수적인 은행업계에서 은행 전산화의 초석을 놓은 주인공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94년 1월 광주은행장으로 부임해 처음 시도했던 "클라이언트-서버 시스템(MBS.마이크로뱅킹 시스템)" 구축은 은행계에서 널리 회자되는 "신화"로 남아 있다.

은행내 각 PC를 병렬로 엮어 대형컴퓨터만큼의 효율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때 광주은행의 전산업무가 획기적으로 향상되면서 타 은행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

송 회장은 현재 FIT아시아에 자신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벤처기업"을 운영하기 때문에 그만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는 연내 아시아 각국에 조인트 벤처를 설립, 아시아 영토확장을 주도할 방침도 세워놓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