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중 가장 하늘이 맑고 높다는 가을.

가을에는 별이 잘보이고 별을 볼 수 있는 시간도 길다.

그래서 가을에는 별 매니아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하늘의 별자리와 별똥별을 보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에 빠지곤 한다.

올해 가을 하늘에는 행성과 별들의 기기묘묘한 현상이 준비돼있다.

일부는 서울지역에서도 육안으로 볼 수 있다.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가을의 별자리와 천문현상을 알아보자.

◆천문현상=오는 27일 동남쪽 하늘에 떠있는 고래자리를 살펴보면 유난히 밝게 빛나는 별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별의 이름은 미라(mira)로 3백32일을 주기로 밝기가 달라지는 변광성이다.

변화의 폭이 무려 2∼10등급이다.

가장 밝을 때와 어두울 때의 밝기 차이가 1천5백배나 된다.

밝기의 차이가 이렇게 심한 것은 이 별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맥동성이기 때문이다.

27일에 미라는 1년 중 가장 밝은 2등성이 된다.

29일에는 행성인 목성이 멈춰서는 ''목성의 유''를 볼 수 있다.

물론 목성이 공전을 멈추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 눈에 그렇게 보인다는 것이다.

목성과 지구는 같은 방향으로 공전하지만 지구의 공전속도가 더 빠르다.

지구가 목성을 추월하는 순간 목성은 마치 하늘에 정지된 것처럼 보이게 된다.

30일에는 초생달과 금성을 함께 볼 수 있다.

이때는 금성과 달이 4.7도까지 접근해 금성이 마치 달에 매달려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다.

해가 지는 오후 6시30분 이후 서쪽하늘을 보면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금성을 볼 수 있다.

10월6일은 1년 중 수성을 가장 오랫동안 볼 수 있는 날이다.

수성은 태양과 가까이 있어 관찰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날 수성은 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서 공전한다.

해가 진 후 서쪽하늘을 보면 약 40분 동안 수성을 볼 수 있다.

◆별자리=가을 저녁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은 목성과 토성이다.

하늘 한가운데에 있는 페가수스자리에서 동쪽을 보면 목성과 토성을 찾을 수 있다.

목성과 토성의 밝기는 각각 -2.5와 0등급으로 다른 별들을 압도한다.

별자리중에서 가을 하늘을 가장 밝게 비추는 별은 직녀성이다.

직녀성은 거문고자리의 으뜸별로 1등급이다.

직녀성에서 남쪽으로 멀지않은 곳에 밝게 빛나고 있는 별은 독수리자리의 으뜸별인 견우성이다.

천문연구소 이태영 박사는 "직녀성과 견우성은 여름이 아니라 가을에 가장 밝은 빛을 낸다"며 "시골의 밤하늘이라면 이 두 별사이에서 멋진 은하수를 볼수 있다"고 말했다.

깊은 가을밤 바로 머리위를 보면 밝게 빛나는 4개의 별을 볼 수 있다.

이 별들이 가을 별자리의 길잡이인 페가수스자리다.

페가수스의 남쪽하늘을 보면 물과 관련된 다양한 별자리들이 있다.

이중 남쪽에서 붉은색으로 빛을 내는 남쪽물고기 자리의 별이 유명하다.

이 별은 포말하우트(물고기의 입)라고 알려져있으나 서양에서는 가을을 상징하는 "외로운 별"이라고 부른다.

가을하늘에서 홀로 빛나는 모습이 너무 외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