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이후 정보통신분야에서는 처음으로 남북간 협력사업이 결실을 맺었다.

하나로통신은 지난 7월말 평양에서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산하 삼천리총회사와 초고속인터넷가입자망(ADSL)의 핵심부품을 임가공 형태로 생산키로 계약했다고 3일 발표했다.

이번 남북 두회사간 합의는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북한을 방문한 신윤식 하나로통신 사장과 남측의 전경련에 해당하는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정운업 회장간에 이뤄진 것이다.

이번 합의로 삼천리총회사는 월 5만 가입자 분량의 ADSL 신호분배기(스플리터 5만개, 필터 10만개)를 2001년 1월부터 생산해 하나로통신에 공급한다.

이를위해 하나로통신은 45만달러를 투자해 평양 시내에 6백평 규모의 생산공장을 짓고 삼천리총회사는 생산에 필요한 인력과 공장부지 등을 제공한다.

하나로통신은 또 세계컴퓨터바둑대회에서 2년연속 우승을 차지한 북한의 인공지능 바둑게임소프트웨어에 대한 온라인 독점판권계약도 함께 성사시켰다.

이와함께 북한의 민속이나 명승지 등을 담은 우수 콘텐츠를 하나로통신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매하고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등의 유망 콘텐츠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신윤식 사장은 "이번 임가공 계약은 남측의 통신장비 기술과 북측의 고급인력이 상호 결합되는 형태로 남북한 정보통신사업 협력의 시범모델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북한과 합작회사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