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사업권 레이스에서 "컨소시엄"이 기술표준과 함께 최대 이슈로 떠올라 있다.

정보통신부가 사업계획서 심사기준에 "주주구성의 적정성"을 새롭게 포함시켜 컨소시엄 구성을 적극 유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통부는 특히 이 항목에 단일항목으로는 가장 높은 8점을 배정했으며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을 경우 0점처리토록 해 사실상 컨소시엄 구성을 의무화했다.

정부가 컨소시엄을 적극 유도하고 나선 것은 거대한 이권이 달린 통신사업이 소수 몇개 대기업에만 한정되서는 안된다는 여론때문으로 풀이된다.

컨소시엄에 기간 통신사업자외에 정보통신중소기업,통신장비제조업체,콘텐츠업체 등을 두루 포함시키도록 한 점은 이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 컨소시엄에는 일반 개인도 주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사업자별 이해득실=정부가 컨소시엄을 유도하자 IMT-2000 사업권에 도전장을 낸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가장 난처한 입장에 처한 곳이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이 컨소시엄에 유독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는 데는 충분한 내부 속사정이 있다.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별도법인을 세워야 하는데 그럴경우 지금의 SK텔레콤 조직과 어떤 관계를 가져갈 지가 첫번째 고민거리다.

극단적으로 가정해 결국 어느시점에 IMT-2000 법인과 SK텔레콤을 합병시켜야 하는데 결코 쉬울 것 같지가 않다.

SK텔레콤의 또다른 고민은 SK 계열사 출자총액한도에 묶여 별도법인이 설립되더라도 추가 출자할 여력이 없다는 점.

따라서 컨소시엄을 통해 IMT-2000 별도법인을 세울경우 SK텔레콤은 대주주를 다른 기업에 넘겨줘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NTT도코모와 추진중인 외자유치도 부담거리다.

IMT-2000사업을 SK텔레콤이 아닌 별도법인에서 진행할 경우 장기적으로 SK텔레콤의 주가는 떨어진 것이 뻔한데 NTT도코모가 SK텔레콤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통신과 LG그룹의 경우 컨소시엄에 대해 내심 부담스런 입장을 보여왔지만 그런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한국통신의 경우 자회사인 한통프리텔과 한통하이텔,한솔엠닷컴을 끌어들이면 되고 LG그룹도 이미 LG텔레콤과 데이콤 중심의 컨소시엄 형태로 구성돼 있다.

반면 한국IMT-2000컨소시엄의 경우는 겉으로는 환영하는 모습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또다른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

다른 거대 사업자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자체 컨소시엄에 참여중인 상당수의 중소.벤처기업이 이탈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업자별 컨소시엄 형태=SK텔레콤의 경우 컨소시엄 구성시 지난해 인수한 신세기통신 및 해외 제휴선인 NTT도코모와 연합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이미 50여개 통신분야 중소.벤처기업들과 IMT-2000 기술개발을 공동 진행하고 있어 이들을 끌어들일 여지도 있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장비업체들도 연합대상이다.

한국통신은 자회사인 프리텔과 하이텔,파워텔에다 최근 인수한 한솔엠닷컴까지 끌어들여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PICCA)에도 참여 손짓을 벌이고 있다.

LG그룹은 LG텔레콤과 데이콤,해외 제휴선인 영국 BT를 주축으로 중소.벤처기업들을 끌어모을 것으로 보인다.

<>금값으로 떠오른 중소.벤처=거대 사업자들이 컨소시엄 구성에 들어갈 경우 중소.벤처기업들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연히 이들 중소.벤처기업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IMT-2000 사업권에 도전하는 각 사업자는 9월말 사업계획서 접수이전에 대부분 컨소시엄에 참여할 중소.벤처기업을 선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통신의 경우 차세대이동통신개발단을 구성,성미전자를 비롯한 1백여개 비동기식 중소기업들의 기술 개발을 지원해 왔다.

LG그룹 역시 이미 IMT-2000을 겨냥해 중소기업 육성과 지원을 위한 자금을 마련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