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중국 이동통신 시장을 선점하라"

국내업체는 물론 세계 유수의 이동통신 업체들이 중국에 잇따라 노크하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파이"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특히 부호분할다중접속장치(CDMA) 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양강(兩强)"인 한국과 미국 업체들에는 중국 시장이 마지막으로 남은 최대 개척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 이동통신 시장 성장률은 가히 폭발적이다.

"중국 이동전화 가입자는 최근 3개월만에 1천만명씩 늘어나고 있다.
올 연말께는 그 기간이 2개월로 짧아질 것"(삼성전자 관계자)이라는 전망이다.

<> 중국 이동통신 시장 =아직 중국 이동통신 시장은 유럽방식의 GSM 기술이 장악하고 있다.

현재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5천2백만여명 가운데 고작 30만명정도가 CDMA 방식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가 급증하는 이동통신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CDMA 방식의 서비스를 도입키로 하면서 CDMA 시장은 기대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다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의 대가로 CDMA 채택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CDMA 확산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이동통신 시장이 연평균 50% 이상의 빠른 속도로 성장해 올해 7천5백만명에서 2001년 1억2천만명, 2003년에는 2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 해외 업체들 진출 현황 =중국 정부는 외국 업체 진출과 관련, 자국 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기술이전과 합작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 GSM 분야에서는 이미 유럽의 노키아 에릭슨 등이 현지 업체와 합작으로 진출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업체는 중국 제1이통사업자인 차이나텔레콤에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CDMA 분야에서는 제2이통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과 세기이통이 막 서비스를 시작하는 단계다.

따라서 모토로라와 루슨트 등 미국업체와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등이 이들 사업자에 장비를 공급하기 위해 현지 합작사를 설립한 상태다.

<> 국내 업체들 계획 =중국의 CDMA 시장이 본격 열릴 경우 미국업체들에 비해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시장에 여러 나라 업체들을 진입시켜 경쟁을 유도한다는 정책이어서 국내 업체들의 진출여지가 충분하다"(LG정보통신 관계자)는 얘기다.

정통부 관계자도 "중국 정부는 세계 처음으로 CDMA 기술을 상용화하고 최대규모의 가입자를 운영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유효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미 현지에 합작법인을 설립해 사업준비에 나선 국내 업체들은 차이나유니콤 등이 CDMA 사업에 본격 나서는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전략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