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간 유전체 연구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국가 차원에서 인간 유전자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인간 유전체사업단"(단장 유향숙)도 작년에 출범해 이제 연구 계획안을 마련한 정도다.

생명공학 분야에 투입되는 재원 역시 미미하다.

올해 생명공학 분야에 배정된 예산은 모두 2천1백40억원.

99년에 미국의 경우 1백80억달러(약 20조원), 일본의 경우 2천9백억엔(약 2조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연구개발 총액 대비 생명공학분야의 투자비중도 미국 22%, 일본 7%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5%에 그치고 있다.

외국의 경우 포스트게놈프로젝트로 불리는 유전자 기능분석, 단백질 분석에 이미 돌입했지만 우리는 아직 준비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인간유전체 사업은 선진국에서 집중하지 않는 틈새 부문에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을 마련해 놓고 있다.

그 구체적인 계획으로 한국인에게서 가장 많이 발병하는 위암.간암의 유전자를 규명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유향숙 인간유전체사업단장은 "위암 간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개발하고 2010년께 치료 신약 후보 물질을 내놓는다는 목표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간유전체연구사업단은 오는 2003년까지 1단계 사업을 <>위암.간암 유전자및 단백질의 초고속발굴 <>한국인 특이 단일염기변이(SNP)발굴 <>위암.간암관련 유전체 기능연구 <>한국인 호발성 질환 유전체 연구 등 4개분야로 나눠 진행키로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2003년에는 국내에서도 유전자 칩을 사용해 위암과 간암을 쉽게 진단할 수 있게 된다.

또 위암.간암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 신약후보 물질이 5종 이상 개발된다.

또 사업이 끝나는 2010년에는 위암 간암의 치료율이 현재의 20%에서 60% 이상으로 높아지게 된다.

한편 올해들어 국내에서도 바이오벤처붐이 일면서 벤처기업을 중심으로한 게놈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크로젠은 이미 한국인 유전자의 분석을 20%이상 끝낸 상태다.

그러나 바이오벤처붐은 선진국에 비해 10년이상 뒤진데다 기술수준도 선진국의 65%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대학 및 공공연구기관과 벤처기업간의 공동연구 등을 추진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