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비즈니스 중 가장 규모가 큰 분야가 기업간 전자상거래(B2B)다.

기업이 인터넷을 이용해 신속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여러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수많은 문서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주고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기업들은 서로 다른 형태의 정보통신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심지어는 같은 회사 내에서도 서로 사용하는 응용 프로그램이 달라 부서간 문서교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환경은 전자상거래의 발전에 큰 장애가 된다.

그러나 차세대 인터넷언어로 불리는 XML (eXtensible Markup Language) 을 이용하면 시스템이 다른 기업과 호환되는 문서를 작성,주고받을 수 있다.

XML은 이같은 특성 때문에 전자상거래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기술로 등장하고 있다.

<> 유래 =모든 문서는 구조 내용 표현으로 구성된다.

구조화된 전자문서를 만들기위해 처음 세계표준으로 채택된 언어는 SGML (Standard Generalized Markup Language) 이었다.

SGML은 구조 내용 표현 중 구조와 내용만을 규정하고 있다.

똑같은 내용을 MS 워드와 한글97로 작성하더라도 두 문서를 서로 주고받을 수 없는 이유는 표현 지정 방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구조와 내용은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하는지에 상관없이 공통적이다.

따라서 SGML은 XML처럼 서로 다른 시스템 사이에서 문서를 전송 저장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규정이 너무 복잡해 문서량이 큰데다 시스템 구축이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게다가 문서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제한된 대역폭을 갖는 인터넷을 통해 주고 받을 수 없는 약점도 갖게 되었다.

이런 배경에서 만들어진 언어가 바로 지금 인터넷 문서작성에 널리 이용되는 HTML이다.

HTML은 문서의 구조 내용 표현을 모두 규정하는 언어다.

그러나 SGML에 비해 규정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간결해 적은 양의 태그로 문서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문서의 표현방식까지 태그로 지정하다보니 서로 다른 시스템간에 문서를 주고받는데 어려움이 있다.

HTML의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1996년 W3C (World Wide Web Consortium) 의 XML 워킹그룹이 제안한 것이 XML이다.

<> 특징 =XML은 문서의 구조 내용 표현중 구조와 내용만을 규정한다.

시스템이 서로 달라도 문서의 구조와 내용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XML은 20%의 노력으로 SGML의 80%를 구현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규정이 간결하다.

또 한 문서를 다양한 형태로 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XML은 문서를 요소별로 저장,검색 재활용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HTML문서는 화면에 나타나는 문서가 하나의 파일로 되어있다.

그러나 XML은 요소별로 개별 파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때문에 여러 문서에서 필요한 요소만을 뽑아 새로운 가상문서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구조화된 검색이 가능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예를 들어 기업 내에서 A부서는 "손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B부서는 "클라이언트"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하자.

그러면 비록 두 단어가 같은 내용을 나타내고 있다 하더라도 통합해서 관리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

"손님"이라는 용어로 검색을 할 경우 "클라이언트"가 들어간 문서는 검색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XML은 태그를 이용해 두 단어가 같은 뜻임을 나타낼 수 있다.

즉 <고객>손님,<고객>클라이언트이라고 태그를 붙인 XML문서는 "손님"을 검색해도 클라이언트라는 단어가 들어간 문서를 결과물로 제시하게 된다.

<> 응용 =XML은 처음에 문서관리를 위한 방안으로 제시됐다.

예를 들어 검색엔진에서 경제용어 중 하나인 거미집 이론에 관한 문서를 찾는다고 가정하자.

기존 검색엔진에서 거미집을 써 넣으면 거미집이라는 글자가 포함된 수십만 건의 문서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만약 문서 내용중 거미집이라는 단어에 "경제용어"라는 태그를 붙여 표시하고 검색엔진이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는 필요로 하는 문서만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바로 XML이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정작 XML이 새로운 언어로 각광을 받은 것은 전자상거래 활성화 덕분이었다.

XML은 앞으로 기업환경이 어떻게 변하든,또는 새로운 비즈니스 파트너와 기업활동을 하게 되더라도 아무런 문제없이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국내외 유명 B2B 기술들은 대부분 XML을 기반으로 개발되었거나 개발되고 있다.

XML전문기업인 K4M의 박종훈 마케팅 팀장은 "XML은 기업이 현재의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기업간 전자상거래와 정보관리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기술"이라며 "e비즈니스를 추진하는 기업이라면 앞으로 XML 기술의 도입을 진지하게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