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해 미국 연방지법이 독점금지법을 어겼다고 선고함에 따라 미국은 물론 한국 소프트웨어시장에서도 큰 변화가 일게 됐다.

MS가 독점을 피하기 위해 운영체계(OS) 기술을 공개하거나 회사를 서너개로 분할할 경우 소프트웨어시장의 경쟁양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국업체들이 MS측에 지불하는 로열티가 줄어들 수 있고 MS의 영향력이 약해지면 그만큼 "리눅스 열풍"이 거세질 수 있다.

한국 소프트웨어업체들은 MS가 OS 기술을 얼마나 공개하느냐에 따라 명암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을 1백% 공개한다면 "오픈 테크놀러지"가 장점인 리눅스의 인기는 시들해질 수 있다.

그러나 MS에게 OS 기술 완전공개란 사형선고나 다름없기 때문에 거의 불가능하다.

MS가 기술의 일부만 공개한다면 리눅스가 대안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

국내 OS 시장에서 MS의 윈도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90%를 넘는다.

작년부터 "리눅스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고 하지만 리눅스 동호인조차 윈도를 쓰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리눅스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다 리눅스의 공개기술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커지고 있어 "리눅스 열풍"이 뜨거워질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정보통신부와 주한미국상공회의소는 오는 6월중 "글로벌 리눅스 2000"이라는 대규모 행사를 열 예정이다.

한국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로열티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자사 컴퓨터에 MS의 윈도를 탑재하는 컴퓨터업체들과 윈도 기반의 응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업체들이 MS에 지불하는 로열티는 연간 5백억원에 달한다.

MS가 OS 기술의 일부라도 공개한다면 그만큼 로열티 부담도 줄게 된다.

해마다 한차례 열리는 OS 가격협상에서 종래 고압적인 자세를 취해온 MS가 한결 부드러워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MS가 알려진대로 독점 규제를 피하기 위해 회사를 서너개로 쪼갤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회사를 나누면 MS의 영향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윈도 기반의 응용소프트웨어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MS의 OS를 응용한 소프트웨어 개발이 보다 활기를 띠고 장기적으로는 응용소프트웨어 값이 싸질 수 있다.

한편 MS의 영향력이 약해지는 것과 함께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리눅스 관련주가 주목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4일 주식시장에서 장세가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리눅스 관련주들이 주목을 받은 것은 이같은 가능성을 입증하는 현상이다.

특히 리눅스 운영체제상에서 사용가능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나 내장형 리눅스 등을 개발 생산하는 업체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광현 기자 kh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