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PC(개인용 컴퓨터) 운용체계 독점권 남용 혐의와 관련, 미국 연방지법이 위법 판결을 내림에 따라 2년6개월여를 끌어온 세기의 독금법 공방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MS사측은 이번 판결에 불복, 즉각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PC 운용체계 및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행사해온 부당경쟁 혐의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시정조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 앞으로 어떻게 되나 =연방지법은 앞으로 MS사의 불법적인 독점 행위가 계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시정조치(remedy)를 부과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최종 판결은 올 여름을 지나 가을초입에 내려질 공산이 높다고 주요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다만 MS사가 항소 등 법정 공방을 끝까지 고집할 경우 몇 년이 추가 소요될 수도 있다.

물론 극적인 화해에 의해 처리방향이 조기에 가시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 어떤 시정조치가 유력한가 =ABC TV는 법원 소식통을 인용, MS사에 제시될 시정 조치로 20여가지의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벌금부과나 시장에서의 상행위 제한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기업분할이나 해체와 같은 극단적인 조치도 가능한 방안중 하나로 지적되는 분위기다.

지난 1911년 독금법 제정의 원인을 제공했던 스탠더드오일, 80년대 AT&T에 대해 분할명령을 내렸던 것과 비슷한 조치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MS는 컴퓨터 운용체계를 맡는 부문, 인터넷 콘텐츠를 담당하는 부문, 상업적인 응용 프로그램을 맡는 부문 등 여러개의 기업으로 쪼개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분리방식은 경계가 모호할 뿐 아니라 윈도를 판매하는 회사가 여전히 미국의 컴퓨터 제조업계를 지배하는 현상을 지속시킬 것이라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MS를 똑같은 업무를 맡는 작은 회사들로 나눠 서로 경쟁시키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MS에 공개 경매를 통하거나 소스 코드를 공개토록 함으로써 경쟁자들이 윈도의 새 버전을 독자적으로 개발, 매매할 수 있도록 하는 색다른 방안이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나 첨단기술붐이 일고 있는 터에 미국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첨단회사를 해체한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어려운 선택일 수밖에 없다.

이에따라 MS가 윈도 안에 넷스케이프사의 인터넷 브라우저 등 경쟁회사의 소프트웨어를 포함시켜 판매토록 하는 등 여러 가지 업무관행에 대한 시정조치를 결합시키는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 왜 독금법에 걸렸나 =지난 97년10월 연방 법무부가 MS에 대해 윈도95 운용체계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 자사 웹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를 강제로 끼워 팔고 있다는 혐의를 제기한게 발단이 됐다.

이어 법무부는 98년 5월 19개 주정부와 공동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공식제소하면서 법정 공방으로 본격 점화됐다.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