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에 있는 뉴월드호텔 옆 아트센터빌딩 6층.

국내 만화기획의 거장들이 한데 모여 대거 칩거생활에 들어갔다.

강인선 박종길 조미선 이종호 김채민 송락현 박형구 박인하...

모두가 국내 만화 출판계를 주물러온 스타급 만화 기획 및 평론가들이다.

오프라인 만화계에서 부러움의 대상이던 이들이 3개월 가까이 하루 2~3시간의 수면 시간과 싸우며 제2의 탄생을 시도하고 있다.

바로 "N4"(www.n4.co.kr)라고 명명된 인터넷 만화세상을 열기 위해서다.

4일 본격적인 막을 올리는 이 사이트는 한마디로 초호화 인터넷 만화백화점이다.

청소년 성인 여성 인디계열 등 다양한 계층을 겨냥한 갖가지 장르의 만화를 비롯해 게임 애니메이션 등 관련 웹진 7개가 동시에 문을 연다.

가상 및 현실 공간을 통틀어 국내 최대 만화방으로 불릴 만한 이유는 또 있다.

1백20여명의 국내 정상급 만화가들이 "N4"에 참가한다.

김수용 황미나 임재원 신일숙 김진 원수연 등 베스트셀러 작가에서부터 김동화 한승원 백성민 오세영 이정애 윤태호 김태형 이빈 나예리 박희정 박무직 박성우 최병열등 팬을 몰고다니는 중진 및 신인 작가까지 망라돼 있다.

국내에서 작품 활동이 활발한 만화가 대부분이 포진하고 있는 셈이다.

"유명 만화가의 대부분이 오프라인에서 활동하고 있어 제작방식이 다른 인터넷 세계로 이들을 초빙하는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강인선(38) 대표이사는 이같이 초호화 만화작가 군단을 구성하게 된 데는 N4 기획진의 막강한 인적 네트워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먼저 강 사장 자신이 15년동안 만화 편집 및 기획분야에서 한우물을 파온 만화쟁이다.

국내 최초 만화잡지 "보물섬"에서 편집기자로 만화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댕기" "윙크" "밍크" "나인" 등 순정만화 잡지 창간을 주도하며 편집장을 맡아 왔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만화 작가들과 친분을 쌓았던게 N4를 창간하는데 큰 힘이 됐다.

팀장 및 기획자들도 하나같이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들이다.

박종길씨는 청소년 만화기획의 대가로 1990년대 한국만화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히는 "짱" 기획자로 유명하다.

여성만화 팀장인 조미선씨는 "윙크"와 "밍크" 창간에 참여했으며 기획팀장인 박인하씨는 국내 신세대 만화 평론가그룹의 선두주자다.

극장용 만화영화 "아마게돈"의 제작 PD였던 송락현씨는 애니메이션 전문가이며 게임웹진 팀장인 박형구씨는 "게임뉴스" "게임매거진" 편집장을 거친 게임 마니아다.

이같은 맨파워와 그 속에 담긴 폭넓은 인맥이 "인터넷 만화 왕국" 건설을 구체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강 사장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에 올초 인터넷 만화작업에 뛰어들었다"며 "이들의 맨파워 덕분에 3개월이라는 초단기간에 결과물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만화계를 평정한 이들의 꿈은 당연히 온라인 만화계까지 장악하는 것이다.

N4는 이를 위해 인터넷 만화제작의 표준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컴퓨터에 적합한 만화컷 컬러링 동영상화 애니메이션 인터랙티브 개념 등 다양한 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표준화 작업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고 강 사장은 설명했다.

N4에 참여하는 모든 만화작가들의 개인 홈페이지도 만들어진다.

네티즌들이 만화를 보다가 좋아하는 만화가에게 의견을 전달하고 다양한 만화 주인공 캐릭터도 내려받도록 할 방침이다.

수익 모델도 야무지게 짜놨다.

4일 오픈과 동시에 60여편의 만화를 연재형식으로 게재한 뒤 인기 있는 작품을 골라 하반기부터 단행본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또 만화 캐릭터 사업을 벌이는 한편 5월부터 7개 웹진별로 고객층에 맞는 전문 쇼핑몰 사업도 벌이기로 했다.

"음악과 소리를 겸한 다양한 장르의 동영상(플래시) 만화, 게임 및 에니메이션 연예오락 등의 정보를 모두 무료로 제공할 겁니다"

강 사장은 이제 "만화의 세계는 N4로 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02)551-9797

김철수 기자 kcsoo@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