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랑 이종상(62) 교수.

다양한 벽화기법을 개발해 한국 미술의 전통기법을 현대적으로 승화시킨 미술계의 거목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동양화도 서양화도 아닌 "한그림"이라고 부른다.

한그림이란 "한민족의 그림"이란 뜻을 담은 순 우리말이다.

이 교수는 한그림에 40여년의 열정을 바쳐 왔다.

분야가 독특한 만큼 그가 미술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독보적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전국 유명기관에 산재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호암미술관 국립극장 삼성 본관 등.

미국과 프랑스에도 그의 작품이 걸려 있다.

그러나 그의 작품을 모두 한 곳에 모아 놓고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일랑 사이버 미술관(www.illang.co.kr)이 그 곳이다.

무려 1천여점에 달하는 일랑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제 내눈에는 나무도 돌도 숲도 산도 투명한 유리처럼 내 시야를 가리지 않는다. 그 겹겹의 유리속에 한의 맥이 보인다.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만져진다. 이런 나의 끈끈한 한의 맥을 근원형상으로 표출하고 싶다"

사이버 미술관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동유화 "테레사의 꿈"과 함께 볼 수 있는 문장이다.

그의 작품세계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문장이다.

일랑 사이버 미술관의 전시실은 3차원으로 구성돼 있다.

마치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듯이 벽에 걸려 있는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물론 필요할 경우 확대해서 자세히 볼 수 있다.

"사이버는 화가에게 이상의 공간입니다. 이곳에서는 화가는 자신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정부종합청사를 광목으로 싸버릴 수도 있고 염색할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수많은 제약이 있는 현실공간이 미술가에게는 가짜공간인 셈이죠"

이 교수는 이미 96년에 이 사이버 미술관을 개관했다.

인터넷이 제대로 보급되지 않은 당시에 이 사이버 미술관을 만들 생각을 할 정도로 그는 인터넷과 미술의 접목에 관심이 많다.

"앞으로는 사이버 공간에서 연 개인전도 실제 전시회와 똑같은 경력으로 인정되는 시대가 올 겁니다. 이 공간은 세계를 상대로 어떤 작품이든 전시할 수 있죠. 그 때가 되면 일랑 미술관은 최고의 사이버 미술관이 될 것입니다"

현재 그의 사이버 미술관에는 일랑의 작품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내 우수화가의 초청전도 열리고 있다.

지금 열리고 있는 전시회는 서울대 김병종 교수의 화첩기행전.현실의 미술관처럼 사이버 미술관을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태완 기자 tw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