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업체들은 지난해 초부터 중국의 문을 활발히 두드려 왔다.

중국 인터넷 시장은 미국 일본 등 선진업체들이 아직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곳이다.

야후 등 세계적인 인터넷 업체들도 중국의 토종 포털사이트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또 시장잠재력이 무한한데다 국내보다 아직은 기술력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간에는 "한번 도전해 볼 만한 시장"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왔다.

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중국진출을 선언한 기업은 1백여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중국진출을 겨냥하고 사업성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업체도 상당수에 달한다.

그러나 중국진출을 선언하고 현지에서 제대로 사업을 시작한 업체는 아직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많은 기업들은 중국 진출을 선언한 뒤 사업에 실패했거나 사업추진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에서 구체적인 사업을 시작한 곳은 한컴리눅스와 인츠닷컴을 꼽을 수 있다.

한글과컴퓨터의 자회사인 한컴리눅스(대표 박상현)는 리눅스용 중국어 워드프로세서인 "문걸"을 중국과학원이 개발한 리눅스용 운영체계(O/S) "홍기"에 포함시켜 5월께부터 중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문걸은 중국의 TV와 전문잡지에 소개되는 등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마땅한 워드프로그램이 없는 중국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포털서비스업체인 인츠닷컴도 지난 22일 중국 IT(정보기술) 유통기업인 금황원과 중국합작기업인 신성기공을 설립하고 중국어 포털사이트인 "Z시대"(www.Z000.com.cn)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밖에 전자상거래 업체인 바라이엔씨가 4월께부터 웹호스팅사업을 시작할 계획이고 전자상거래 솔루션업체인 이네트 등 약 10개 업체가 중관촌을 중심으로 베이징지사를 내고 현지인들을 채용해 사업을 추진중이다.

정보통신부가 베이징 중관촌에 설치한 중국비즈니스지원센터에도 5월께 17개 인터넷업체들이 입주해 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 기업들중 상당수가 아직 현지 파트너도 제대로 구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구체적인 사업 추진에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바라이엔씨와 중국 익태그룹의 합작사인 요상인터넷기술유한공사의 강호석 총경리는 "현재 중국시장은 외국의 인터넷및 투자업체들이 상당히 많이 진출해 있어 파트너를 잡기가 쉽지 않다"며 "한글과컴퓨터 등 몇개 업체를 제외하고는 사업 효과가 당장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이후 사업진출을 선언했던 상당수 회사들은 이미 사업을 철회했거나 부진을 면지 못하고있다.

이들 기업들은 중국 진출 자체를 서두르다 보니 제대로된 파트너를 만나지 못했거나 만나더라도 양자간에 의견차가 너무커 협상에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

또 아예 인터넷과 관계없는 회사를 파트너를 선택해 시간만 낭비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중국과학원 소프트웨어 연구소 쑨위팡(손옥방) 부소장은 "중국 시장은 벤처기업에는 위험도가 높은 시장이다"며 "중국에 진출하려는 한국기업들은 우선 중국의 사회와 경제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한 후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태완 기자 tw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