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3년뒤부터 본격 서비스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자기기에 충전식 디지털 지갑만 있으면 어디서든 간편하게 값을 치를 수 있다. 기존 은행에서 디지털 유로를 구입해 지갑에 보관하는 형식이며, 현금과 같은 개념이기 때문에 이자가 쌓이진 않는다. 디지털 유로화는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디지털 결제의 일상화에 발맞춘 움직임이라는 설명이다. EU 집행위 조사에 따르면 EU 시민 55%가 지불 수단으로 현금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ECB 조사에선 유로존 내 현금 사용 비율이 2016년 79%에서 2022년 59%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 주권 강화 측면도 있다. 비자, 마스터카드 등 미국 거대 기업들이 전 세계 카드 결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타국 주도의 금융 시스템에 자칫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다. 발디스 돔브로스키스 EU 집행위 수석부위원장은 “글로벌 결제 시스템에서 EU가 뒤처지지 않으려면 디지털 유로화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중국 등 다수 국가가 CBDC를 출시했고, 미국 일본 등 주요국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의회 승인을 거쳐 오는 10월 ECB가 최종 발행 결정을 내리면 관련 서비스 구축 작업이 시작된다. EU 측은 약 3년간의 시범사업 등을 거쳐 이르면 2026년께 실제 발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