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후불명 공격' 경위 언급한 미 1급비밀도 유출
정찰기·인프라 파괴…"젤렌스키, 러 주둔지 드론공격 제안"
"벨라루스·러 본토 드론공격은 우크라 공작원들 항명이었다"
미국 정부 기밀 문건 온라인 유출 의혹 사건이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요원들이 벨라루스와 러시아 본토의 주요 시설에 드론 공격을 가한 정황이 유출 문서에서 드러났다고 미 NBC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은 자체 확보한 50건 이상의 우크라이나군 관련 기밀문서를인용해 우크라이나 요원들이 상부의 명령을 어기고 드론(무인기)으로 벨라루스 내의 러시아 정찰기를 타격했으며, 그 며칠 뒤에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인근의 가스시설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1급 기밀'(Top Secret)로 분류된 한 문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인 보안국 관계자들은 지난 2월 26일 벨라루스 파견 요원들이 상부의 명령을 위반하면서 벨라루스 비행장에 있던 러시아 정찰기를 공격했다고 평가했다.

요원들은 4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드론을 이용해 이동식 지휘센터 기능을 수행하는 러시아 정찰기 'RUS A-5OU'에 경미한 손상을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과 관련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에 의해 훈련받은 '테러리스트들'이 이 공격을 지휘했고, 공격에 가담한 벨라루스 내의 공범 2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구체적 증거를 제지하지는 않았다.

벨라루스 반체제 인사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주장하면서 "작전 참가자들이 국가 밖에 있으며 안전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찰기 공격이 실제로 우크라이나 측에 의해 주도됐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었다.

같은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 내에서도 비슷한 공격이 이루어졌다.

러시아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2월 28일 모스크바 교외에 있는 가스가압소를 공격하기 위해 드론을 사용했다고 보고했다.

앞서 러시아 언론은 이날 모스크바 남동쪽 도시 콜롬나의 가스가압기지 인근에 드론이 추락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러시아 당국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전 개시 이후 자국 내의 주요 인프라 시설 인근에서 여러 차례 원인 불명의 폭발이 일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공식적으로 공격 사실을 부인해 왔다.

한편 또 다른 문건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 우크라이나 남동부와 국경을 접한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 지역의 러시아군 주둔지에 드론 공격을 가할 것을 제안했음을 보여준다.

문서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과 대화하는 중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 군주둔지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갖고 있지 않은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대신 드론으로 주둔지를 공격할 것을 제안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벨라루스·러 본토 드론공격은 우크라 공작원들 항명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