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아태지수 4% 안팎 상승…달러 약세·비트코인 급등
美금리 불확실성·은행권 불안에도 1분기 아시아 증시 강세
1분기 세계 금융시장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권 불안 여파로 출렁인 가운데, 아시아 주요국 증시 주가와 비트코인 가격은 오른 반면 달러 가치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는 31일 전장 대비 0.97% 오른 2,476.86으로 마감, 올해 들어 10.75% 상승률을 기록했다.

1분기에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닛케이225)는 7.46% 올랐고,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5.94%)와 선전성분지수(+7.54%), 대만 자취안지수(+12.23%) 등도 상승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1월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지만, 한국시간 오후 4시 30분 기준 여전히 작년 연말 대비 플러스(+3.43%)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시아 증시 지표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 주가지수(일본 제외)는 지난해 4분기 12% 오른 데 이어 이번 분기에도 4% 상승했다.

이달에는 2.9% 올랐는데 3월을 상승으로 마감한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는 올해 들어 30일(현지시간)까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14.7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5.50% 상승한 반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누그러지고 이번 달 미국과 유럽의 은행권 위기가 다소 진정된 데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해 4차례 연속 0.75%포인트를 포함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섰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2월 0.25%포인트를 인상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으며 시장 긴장이 고조됐고, 이달 중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이 무너지며 은행권 불안이 커진 와중에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진 상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다음 FOMC 회의가 열리는 5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보는 견해(52.8%)와 동결 견해(47.2%)가 비슷한 상태다.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는 관측 속에 지난해 '킹 달러'로 불릴 정도로 강세였던 미 달러화 가치는 2개 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엔화와 유로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지수는 1분기 1.22% 하락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2.9% 오른 채 1분기를 마감했고, 엔/달러 환율도 1.51% 상승했다.

이번 분기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제기됐던 '가상화폐 업계 겨울' 우려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급등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번 분기 약 70% 올라 2021년 1분기(+10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국·유럽 은행권의 불안으로 은행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달러 대체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부각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인 금값은 이번 분기 8.34% 오른 반면 경기침체 우려 속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번 분기 7.85% 떨어진 상태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분기 말을 맞아 연기금의 자산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으로 인해 자산 가격에 변동성이 생길 가능성을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