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 비공개 행사 통해 '어니봇' 추가 성능 공개
"한두 달? 2∼3년?"…中 IT업계, 챗GPT와 기술격차 논쟁
중국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미국 오픈AI의 챗GPT와 비교해 자국 기술이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시작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최대 검색 엔진 바이두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리옌훙(로빈 리)은 중국 IT 전문가들의 커뮤니티인 긱파크(Geek Park)에서 라이브방송을 통해 자사가 개발한 '어니봇'이 챗GPT에 "겨우 약 한두 달 뒤처져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팀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는 현재 대략 챗GPT가 지난 1월 보여준 수준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사이버보안 관련 IT 기업 치후(奇虎) 360의 저우훙이 창업자는 25∼27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서 "중국의 거대언어모델(LLM) 기술은 오픈AI의 최신 GPT-4에 2∼3년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방향이 분명하고 극복하지 못할 장애가 없기에 중국은 이 기술에 계속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SCMP는 "챗GPT와 최신 버전인 GPT-4에 충격받은 중국 기술 전문가들이 경쟁 기술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리옌훙이 "바이두가 챗GPT를 본 후 엄청난 압박과 위기감을 받았고 중국과 해당 분야를 선도하는 국제 수준 간 격차가 커졌음을 느꼈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SCMP는 "챗GPT가 중국 기술 거물들 사이에서 자국 AI 기술이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를 둘러싼 새로운 자기 성찰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바이두 외에 알리바바, 텐센트, 메이퇀의 공동 창업자 출신 왕후이원, 소거우의 왕샤오찬 CEO 등이 챗GPT 개발 열풍에 가세했다.

SCMP는 "중국이 AI 챗봇 분야에서 따라잡는 데 얼마나 걸릴지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서도 "중국 정부는 만리방화벽 뒤에서 인터넷상의 검열되지 않은 정보를 제한하려는 오랜 노력의 일환으로 이미 챗GPT에 대한 접근 차단을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최근 중국의 AI 발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인민일보는 미국의 수출 규제로 AI 컴퓨팅 파워에 필수인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 수급 문제 등은 언급하지 않은 채 지난해 중국 AI 분야가 전년 대비 18% 성장한 5천80억 위안(약 95조 8천억원) 규모이며, 전국적으로 4천200개의 AI 기업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바이두는 지난 16일 베이징에서 언론을 상대로 미리 준비한 영상을 활용해 어니봇을 공개한 데 이어 전날에는 기업들을 상대로 한 두 번째 어니봇 시연 행사를 펼쳤다.

다만 애초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하겠다던 전날 행사는 직전에 취소되고 비공개로 전환됐다.

바이두는 어니봇 시험서비스에 참여한 12만개 기업의 강력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행사 방식을 변경하게 됐다면서, 해당 행사가 앞으로 이어질 비공개 행사 가운데 첫 번째라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바이두가 전날에도 사전 녹화 영상을 통해 어니봇의 재무제표 요약 능력, 파워포인트와 여행 일정 제작 능력 등 16일 행사에서 보여준 것보다 더 많은 능력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또한 로이터가 직접 어니봇을 시험해본 결과 중국어 구사 능력은 좋았지만 사실과 관련한 오류를 범했고 정치적 문제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했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