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끔찍한 재난 상황…더 많은 인도주의적 지원 절실"
사이클론 '프레디' 아프리카 동남부 사망자 600명 넘어
열대성 폭풍 사이클론 '프레디'(Freddy)로 지난 두 달간 말라위, 모잠비크, 마다가스카르 등 아프리카 동남부에서 누적 사망자가 600명을 넘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23일(현지시간) 밝혔다.

맛시디소 모에티 WHO 아프리카 담당 국장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사이클론이 장기간 이어지며 집, 도로, 농지, 병원을 파괴했다"며 "20일 현재 세 나라에서 140만명 이상이 영향을 받았고, 이 중 605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모에티 국장은 "사이클론은 끔찍한 인도주의적 재난 상황을 초래했다"며 "더 많은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월 말 마다가스카르와 모잠비크에 처음 상륙한 사이클론 프레디는 이례적으로 방향을 틀어 인도양으로 돌아갔다가 더 강한 비바람을 동반하고 지난 11일 모잠비크를 재차 휩쓸고 사흘 뒤 말라위를 강타했다.

인도주의 단체와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이미 콜레라 발병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말라위와 모잠비크에서 각각 50만 명, 16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말라위에서는 콜레라로 이미 1천600명 이상이 숨졌고, 모잠비크에서도 지난 2월 이후 약 1만1천명의 콜레라 환자가 발생해 4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전했다.

WFP는 말라위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약 400만 명이 식량 부족에 직면해 있으며 피해 지역에서는 옥수수 가격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배 치솟았다고 덧붙였다.

2월 초 호주 서북쪽 앞바다에서 시작돼 같은 달 6일 이름이 지어진 프레디는 역사상 최장기 사이클론으로 선포될 전망이다.

AP 통신은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이클론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로 악화해 왔다"며 "더 산업화한 부국들이 기후변화 원인인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하지만, 기반 시설이 취약한 저개발 국가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