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군 이용할 수 있는 이중 목적시설 될 수도"
솔로몬제도 항구 공사, 중국 국영기업이 수주…군사시설화 우려
중국 국영기업이 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의 항구 재개발 사업을 따내면서 이 항구가 중국의 군사 시설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솔로몬제도 정부는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토목공정집단(CCECC)이 최근 솔로몬제도 수도 호니아라에 있는 호니아라 항구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호니아라 항구의 도로와 부두를 재개발하는 프로젝트다.

CCECC는 지난해 도로 사업을 따냈으며 이번에 남은 부두 개선 사업권까지 따냈다.

이를 놓고 솔로몬제도 인근 태평양 국가들은 중국이 상업 항구인 호니아라 항을 재건축하면서 군사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호주를 방문 중인 남태평양 섬나라 사모아의 피아메 나오미 마타아파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호니아라 항은 상업용이지만 다른 용도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군 장교 출신으로 호주국립대에서 중국의 태평양 진출 등을 연구하는 피터 코놀리 박사는 "호니아라 항은 솔로몬제도의 경제 발전에 필수적이지만 중국 해군이 이곳을 이용할 수 있는 이중 목적시설이 될 수 있다"라며 "중국은 솔로몬제도와의 안보 협정에 따라 자국 함정을 파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솔로몬제도 정부는 성명을 통해 "이 프로젝트는 오래된 호니아라 국제항을 재건하기 위한 것"이라며 서방의 우려와 달리 프로젝트가 '확장'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솔로몬제도는 지난해 4월 중국과 안보 협정을 맺었다.

이 협정에 따라 중국은 솔로몬제도에 군 병력과 군함을 파견할 수 있고 현지에서 물류 보급을 받을 수 있다.

또 질서 유지를 위해 중국의 무장 경찰도 파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 호주 등은 중국이 솔로몬제도에 군사 기지를 세울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으며 미국은 30년 만인 지난 2월 호니아라에 대사관을 재개설 하는 등 중국의 영향력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