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에 맞대응…대통령 "모든 공권력은 작전 재개하라" 명령
"경찰공격 용납못해" 콜롬비아 정부, 무장단체와 휴전 중단
취임 이후 무장단체와의 평화 협상 노력에 안간힘을 써온 콜롬비아 대통령이 경찰관을 상대로 한 점증하는 무장단체의 위협에 강경 분위기로 돌아섰다.

20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일간지 엘에스펙타도르와 엘티엠포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군경은 콜롬비아 최대 마약 밀매 조직인 걸프 클랜(클란 데 골포)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필요한 경우 즉각 발포할 수 있는 태세를 갖췄다.

엔리 사나브리아 경찰청장은 "법령 2658 적용 유예에 따라 우리 경찰은 지역사회의 안전과 경찰관 개인을 보호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31일 시행된 콜롬비아 법령 2658은 콜롬비아 정부와 주요 무장단체 간 임시 휴전 선포(2023년 1∼6월)와 평화 협상안 마련을 골자로 한다.

지난해 8월 콜롬비아 최초의 좌파 정부를 출범시킨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역점 사업으로 삼고 앞장서 추진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경찰에 대한 소총 공격으로 휴전은 깨지고, 걸프 클랜에 대한 모든 작전을 재개하도록 공권력에 명령한다"며 "그들이 계속해서 우리 사회에 불안과 공포의 씨앗을 뿌리는 걸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페트로가 자기 주요 정책 추진을 단번에 중단시킬 정도로 결기를 보인 배경에는 북서부 지역에서의 소요 사태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경찰공격 용납못해" 콜롬비아 정부, 무장단체와 휴전 중단
최근 안티오키아주 바호카우카 광산 지역에서는 불법 채굴 단속에 나선 군경을 상대로 무허가 광부들이 파업을 벌이면서 도심을 봉쇄해, 25만명 이상의 주민이 가스와 식량 부족 사태를 겪었다.

파업 참여자들은 방화와 경찰관에 대한 총격도 자행하는 등 일대를 혼란에 빠트렸다.

전날에도 시내버스와 화물차 등이 도로 한복판에서 불타면서 주민을 불안에 떨게 했다.

이번 파업을 '가짜'라고까지 표현한 아니발 가비리아 코레아 안티오키아 주지사는 트위터에 불붙은 차량 영상을 공유하며 "이게 (그들이 말하는) 평화시위?"라고 성토했다.

정부는 공권력을 상대로 한 공격의 배후에 걸프 클랜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불법 채굴에 따른 이익을 걸프 클랜에서 상당 부분 취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걸프 클랜 측은 전날 별도의 성명을 내 "우리가 아니라 ELN(민족해방군)의 소행"이라며 "우리는 난국 극복을 위해 언제든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반박했다.

"경찰공격 용납못해" 콜롬비아 정부, 무장단체와 휴전 중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