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개월만에 연정 균열…일부 야당 지지로 총리직 유지
다할 네팔 총리, 정국혼란 속 의회 신임투표 통과
지난해 12월 취임한 푸슈파 카말 다할 네팔 총리가 정국 혼란 속에 20일(현지시간) 의회 신임 투표를 통과했다.

칸티푸르 등 네팔 매체에 따르면 다할 총리는 이날 실시된 하원 신임투표에서 과반인 172명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네팔 하원 전체 의석수는 275석이며 이날 투표에는 262명이 참석했다.

취임 3개월된 신임 총리에 대한 신임 투표가 진행된 것은 다할 총리가 이끄는 연정이 최근 균열했기 때문이다.

연정 균열은 지난 9일 진행된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집권 세력 간 이견이 불거지면서 발생했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네팔에서는 총리가 행정수반으로 실권을 가지며, 대통령은 의전상 국가원수직을 수행한다.

대통령은 연방 의원과 주 의원들에 의해 선출된다.

다할 총리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연정 파트너인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 79석) 후보 대신 야당 네팔회의당(NC, 89석) 후보 람 찬드라 파우델을 지지했다.

결국 파우델은 대통령으로 선출됐고 CPN-UML 등은 연정 탈퇴를 선언했다.

이에 다할 총리가 이끄는 마오주의 중앙 네팔공산당(CPN-MC, 32석)과 여론당 등만 남은 연정의 의석수는 38석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이날 NC 등 주요 야당이 다할 총리를 지지하면서 총리직은 그대로 유지됐다.

다할 총리는 조만간 연정과 내각을 개편한 후 다음 달 인도를 방문하는 등 외교 행보도 본격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네팔은 다당제가 도입된 1990년 이후 30번 가까이 총리가 바뀔 정도로 정국 불안이 지속됐다.

2008년 왕정이 폐지된 이후에도 10여 차례나 정부가 교체됐다.

특히 CPN-MC, CPN-UML, NC 등 정계 핵심 세 정당은 지난 몇 년간 합종연횡을 거듭하며 정국 혼란을 부추겨왔다.

지난해 11월 총선 전후로도 이합집산이 거듭됐다.

다할 총리는 직전 정부에서는 셰르 바하두르 데우바 총리가 이끈 NC와 손잡고 연정을 구성했다.

다할은 총선 이후에도 NC와 연정 재구성을 논의했지만, 총리직을 놓고 의견 차이를 드러내며 결별했고, 이후 CPN-UML과 손을 잡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