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전투 승전' 대대적 기념, 흉상 건립…푸틴, 기념행사 직접 참석
스탈린 향수 자극하는 푸틴…우크라전 한복판서 애국주의 시도
1년 가까이 이어지는 우크라이나전에서 고전하는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주요 전투 승전 기념일에 맞춰 애국주의 분위기 고취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타스·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2차 대전 중 소련군이 나치 독일 침략군에 결정적 패배를 안긴 '스탈린그라드 전투' 80주년(2일)을 앞두고 전투 현장인 러시아 남부 볼고그라드의 기념관에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 이오시프 스탈린의 흉상이 세워졌다.

스탈린그라드 전투 당시 소련군을 이끈 게오르기 주코프 소련군 부사령관과 알렉산드르 바실렙스키 총참모장의 흉상도 나란히 건립됐다.

러시아 남부 볼가 강변에 위치한 산업도시 볼고그라드는 당초 차리친으로 불리다 볼셰비키 혁명 이후인 1925년 스탈린을 기려 스탈린그라드로 이름을 바꾸었다가 그가 사망하고 8년 뒤인 1961년'볼가강의 도시'란 뜻의 볼고그라드로 개명됐다.

스탈린에 대해서는 러시아 내에서도 1930년대 정치 탄압 기간에 수백만 명을 처형한 '피의 독재자'란 평가와 함께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소련을 강대국으로 발전시킨 지도자란 평가가 엇갈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동안 스탈린의 애국주의적 공적을 강조하며 1950년대 스탈린 격하 운동으로 치명타를 입고 소련 붕괴 후 한층 더 추락한 그의 위상을 복원하려 애써왔다.

스탈린그라드 전투 80주년 기념일인 2일 현지에선 군사 퍼레이드를 비롯해 250여 건의 각종 축하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도 기념일에 맞춰 볼고그라드를 방문한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그는 85m 높이의 '조국-어머니' 동상이 솟아있는 마마예프 쿠르간 언덕의 스탈린그라드 전투 기념관을 찾아 헌화하고 기념 연주회에서 연설도 할 예정이다.

현지 애국주의 성향 사회·청년 단체 대표들과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

러시아가 스탈린그라드 전투 승전을 대대적으로 기념하고 소련 붕괴 이후 대부분 철거됐던 스탈린 기념비를 다시 세우는 등의 행보를 보이는 것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치르는 자국군의 사기를 높이고, 국민의 애국심을 북돋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7월 17일부터 1943년 2월 2일까지 나치 독일군과 소련군 간에 벌어진 6개월에 걸친 대격전을 일컫는다.

스탈린그라드 시내를 중심으로 벌어진 치열한 공방전 끝에 독일 제6군 사령관 프리드리히 파울루스 원수가 항복하면서 소련군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양측에서 약 20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전쟁 역사상 단일 전투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와 포로, 민간인 피해를 낳은 격전으로 기록됐다.

유럽 대부분을 점령하며 승승장구하던 나치 독일군이 수세로 돌아서고, 2차 대전에서 최종적으로 패배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 전투로 평가된다.

스탈린 향수 자극하는 푸틴…우크라전 한복판서 애국주의 시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