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 보고서…"올해 호주 성장률 1.7%에 그칠 것"
"호주, 기준금리 추가 인상하면 극심한 경기침체 가능성"
호주 중앙은행(RBA)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호주 경제가 극심한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글로벌 회계·컨설팅 업체 딜로이트가 경고했다.

24일(현지시간) 호주 공영방송 SBS 등에 따르면 딜로이트 액세스 이코노믹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RBA가 올해 또다시 인상을 이어갈 경우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호주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은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호주 경제성장률은 3.6%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대유행이 진정되면서 소비가 많이 늘어난 덕분에 경기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RBA가 지난해 0.1%이던 기준금리를 3.1%까지 끌어 올리면서 호주 가계의 대출 이자 부담이 커져 소비 둔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가격 비교 웹사이트 파인더에 따르면 지난해 금리 인상 전 50만 호주달러(약 4억3천만 원)를 대출받은 경우 현재 월 이자 부담액은 대출 당시보다 평균 910호주달러(약 79만 원) 늘었다.

보고서는 올해 호주 경제성장률이 1.7%에 그칠 것이라며 "이자 부담의 영향으로 실질 가계 가처분소득이 크게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집값 하락과 높은 물가상승률, 실질 임금 감소 등이 경제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2022∼2023 회계연도(2022년 7월∼2023년 6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7.2%지만 임금 인상률 전망치는 3.5%에 불과해 실질 임금 인상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스티븐 스미스 파트너는 "기준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면 2023년 호주가 불필요한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며 "RBA의 금리 인상이 여기에서 중단돼야 한다는 많은 근거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호주 가계가 이미 피해를 보기 시작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올해 호주 가계 경제는 RBA의 '자비'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BA는 내달 7일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