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식당 출입시 음성 증명서 요구 폐지
"中 방역 완화에 '우한 코로나 폭로' 리원량 추모 쏟아져"
중국이 7일 재택치료 허용 등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대폭 완화한 직후 2년여 전 우한 코로나19 사태를 처음 폭로하고 숨진 의사 리원량에 대한 누리꾼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고 AFP 통신이 8일 보도했다.

AFP는 전날 중국 당국이 방역 완화 정책을 발표한 후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리원량의 희생을 추모하는 수백 건의 글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당신 같은 호빗(영화 '반지의 제왕'의 난쟁이 종족)은 없어서는 안된다.

평범하고 작지만 단호하고 용감하며, 의도하지 않았지만 영웅이 되고 순교자가 된다", "호루라기를 분 자(내부 고발자)들은 언제나 기억할 가치가 있다", "더욱 투명한 사회를 기대한다", "형제여, 마침내 끝났다! 당신은 눈을 감을 때도 팬데믹에 대해 걱정했다" 등의 글을 올렸다.

리원량은 '우한 폐렴'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가 처벌받은 후 숨진 안과 의사다.

우한중심병원에서 근무하던 그는 2019년 12월 30일 의대 동창 단체 대화방에 "우리 병원에서 7명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짧은 글을 올렸다.

이를 본 의사들이 놀라 각자 지인들에게 소식을 퍼 나르면서 우한에서 무서운 호흡기 질환이 확산 중이라는 소식이 중국 전역에 급속히 번져나갔다.

당국이 감추려 한 진실이 온 세상에 드러난 순간이었다.

우한 보건 당국은 결국 '원인 불명 폐렴'이 유행 중이라는 사실을 대중 앞에서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흘 후 리원량은 공안에 불려갔고 유언비어를 유포했다고 인정하는 '훈계서'에 서명하는 처벌을 받았다.

그리고 한 달 후인 2월 7일 그 자신도 코로나19에 걸려 34세로 요절했다.

이후 리원량은 코로나19를 세상에 알린 용감한 '내부 고발자'이자 당국이 개별적인 목소리를 탄압하는 것에 대한 중국 대중의 좌절감을 상징하는 존재로 기억됐다.

한편, 중국 당국의 전날 방역 완화 발표 이후 곳곳에서 추가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상하이 정부는 오는 9일부터 식당이나 유흥업소에서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당국이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대폭 축소하면서 산둥성부터 쓰촨성까지 여러 지방 정부가 수백만 달러 규모 검체 실험실 건설 계획을 폐기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급격한 완화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로이터는 "감염자가 너무 많다!", "우리 가슴에 심어진 두려움이 쉽게 소멸될 수는 없다" 등 웨이보에 두려움을 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노무라 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중국은 '위드 코로나' 접근을 지연시킨 것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코로나19 감염률은 0.13%에 머물고 있어 집단 면역 수준을 달성하려면 한참 멀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