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M두창 백신 첫 공급…일각선 "왜 도입 늦었나" 비판
M두창(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500명 넘게 나온 스위스가 M두창 백신을 처음 도입해 접종을 시작하기로 했다.

5일(현지시간) 스위스 연방정부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M두창 백신 4천 도스(1회 접종분)가 스위스로 공급돼 제네바와 취리히, 바젤, 보(Vaud) 등지의 보건센터로 배분됐다.

보건부는 덴마크 제약사 바바리안 노르딕과 지난 10월 4만 도스 분량의 M두창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첫 공급분에 이어 나머지 분량은 순차적으로 스위스로 인도될 예정이다.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이었던 원숭이 두창은 지난 5월부터 아프리카가 아닌 지역에서 발병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감염되면 수포성 발진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급성 발열이나 두통, 근육통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스위스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것도 지난 5월이었다.

이후로 현재까지 550여 명이 확진됐다.

첫 발병 사례가 나온 지 6개월가량 지나서야 백신이 도입된 데 대해 보건부는 제약사와의 협상에 시일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스위스의 성 소수자 인권 단체에서는 첫 발병 시기가 비슷한 다른 유럽 국가들은 일찌감치 백신을 도입했는데도 당국이 뒤늦게 대응하면서 감염자 수를 늘렸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5월 이후에 발생한 M두창 감염 사례는 성인 남성 간 성적 접촉으로 인해 감염된 경우가 대다수다.

이런 감염 경로의 특성으로 인해 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발 빠른 질병 대처의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많다.

스위스 성 소수자 단체인 핑크크로스는 보건 당국의 뒤늦은 백신 도입 역시 M두창 환자들에 대한 편견 때문에 정책적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결과라고 주장했다.

핑크크로스 측은 "M두창 확산세가 정점을 찍은 9월 이전에 당국은 백신 도입을 성사시켰어야 했다"면서 "감염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 한참 동안 백신을 기다리도록 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대처에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