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역에 확산했던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당국의 공권력 동원에 주춤했다. 그러나 텔레그램, 트위터 등 검열이 미치지 않는 소셜미디어에선 중국 청년들이 여전히 저항정신을 표출하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중국에 평화적 시위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일제히 요구했다. ‘89년’을 기억하라29일 텔레그램 베이징 오픈채팅방에는 중국 당국과 제로 코로나 정책을 비판하는 글들이 줄지어 올라왔다. 한 사용자는 “학생은 학교에 가고 시민은 회사에 갈 수 있어야 한다”고 적었다. 톈안먼 사태를 뜻하는 ‘89년’을 기억해야 한다는 글도 눈에 띄었다. 무기력한 자신들의 모습을 비판하는 글이나 정부가 강경 진압에 나설 것이란 글도 나타났다.전날인 28일 밤에는 지난 주말과 달리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지 않았다. 베이징 도심 량마차오 거리 일대는 시민 대신 경찰이 점령하다시피 했다. 수백 대의 경찰차가 늘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경찰은 행인들의 신분증을 검사하면서 방문 이유를 묻기도 했다. 량마차오는 지난 주말 시민 수백 명이 모여 “봉쇄 대신 자유를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백지 시위’를 벌인 곳이다.대학가가 있는 하이뎬구 일대에서 이뤄질 예정이었던 시위도 당국의 원천봉쇄로 무산됐다. 텔레그램의 한 오픈채팅방에 오후 6시에 모이자는 제안이 올라왔으나 예정지에서 경찰이 삼엄한 경비를 펼치면서 열리지 못했다.상하이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던 우루무치중루 거리를 중심으로 차단 시설이 설치되는 등 경찰이 고강도 단속을 벌여 중국 주요 도시의 거리 시위가 소강상태를 보였다.국무원은 이날 방역 기자회견에서 노인 백신 접종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국내외에선 제로 코로나를 완화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노인 백신 접종률 제고를 꼽아왔다. 또 베이징, 광저우 등 일부 도시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강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시위가 가라앉은 가운데 29일 범중국증시는 큰 폭으로 반등했다. 전날 1.57% 떨어졌던 홍콩 항셍지수는 이날 5.24% 오른 18,204.68로 거래를 마쳤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는 6.2% 치솟았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도 각각 2.31%, 2.14% 상승 마감했다. 중국 인권 문제 압박하는 서방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28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국민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정책이나 법에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런 관점에서 시위를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유엔은 중국 정부의 시위 대응 과정에서 부당한 구금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절제된 대응’을 촉구했다. 제러미 로런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대변인은 “중국 당국이 국제인권법과 기준에 따라 시위에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주요 외교정책 연설에서 “중국이 영국의 이익과 가치를 위협하면서 양국 간 ‘황금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미국과 유럽 국가는 중국의 권위주의를 비판하며 서방식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강조해왔다. 특히 이번 방역 반대 시위에선 중국인들이 시진핑 체제에 대한 불만까지 터뜨리고 있어 서방 견제의 파급력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미국의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데이비드 술먼 연구원은 대규모 유혈사태 가능성도 내다봤다. 그는 “대도시에서 수만 명이 운집할 정도로 소요가 커지면 무장경찰 등이 동원될 수 있으며 이를 계기로 중국 사회 전반에 걸친 억압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 등이 다음달 5일부터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시행한다. 초기 상한 액수는 배럴당 60달러 선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상한액 기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일시 중단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중국, 러시아 원유 구입 중단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U 소속 27개국 대사들이 23일 만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G7과 호주 등은 직접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EU의 결정을 사후 승인하는 형태로 다음달 5일부터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 동참할 계획이라고 WSJ는 전했다.현재 유력하게 논의되는 상한 가격은 배럴당 60달러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평균 유가가 65달러였던 점을 하나의 기준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가격상한제가 실시되면 G7과 EU 등은 상한액 초과 가격으로 수출되는 러시아 원유에 대해서는 보험과 운송 서비스 등을 금지한다. 해상 보험과 운송 등에서 G7과 EU 국가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만큼 상한제가 본격화하면 러시아의 원유 수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한국도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다만 WSJ는 EU 국가들이 구체적 상한액 수준에 만장일치로 타결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중국이 가격 상한액이 정해지기 전까지 러시아산 원유 구입을 미루고 있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중국 등으로 공급되는 러시아산 원유의 12월 인도분 상당량이 팔리지 않고 재고로 남았다고 보도했다. 상한액 기준이 명확해지기 전까지 거래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이날 EU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는 천연가스 가격 상한제 시행 방안도 내놨다. 내년 1월부터 1년간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가격 상한제 발동 기준을 275유로(약 38만원)로 설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가격 상한선이 지나치게 높아 가격 안정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우크라에 미국산 드론 투입되나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45억달러(약 6조1000억원)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에 직접 제공하는 자금 규모가 총 130억달러로 늘었다. 지원금은 병원 종사자와 교원, 공무원 등의 임금을 비롯해 각종 공적 서비스 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이달 초 미 국방부는 기술 유출 우려를 이유로 군용 드론을 지원해달라는 우크라이나 정부 요청을 거절했다. 하지만 미국 의원들이 우크라이나에 무장 드론을 보내라고 미국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초당파 상원의원 16명은 이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일명 ‘그레이 이글’로 불리는 무인 정찰·공격기(MQ-1C)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의원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을 보유하면 흑해에서 러시아 전함을 견제해 세계 식량 가격 상승 압력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21일(현지시간) 미국 추수감사절을 맞아 백악관에서 열린 칠면조 사면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초콜릿’이란 이름의 칠면조에게 마이크를 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사 연설 중 소리를 낸 칠면조에게 “할 말이 있냐”고 물었다. 사면받은 칠면조는 식용으로 쓰이는 대신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여생을 보낸다.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