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역 군사력·외교협력 확대…외국인투자 제한 강화도 추진
캐나다, 中 겨냥 인도태평양 전략 발표…"국제규범 파괴국가"
캐나다가 인도·태평양 일대에서 군사력과 외교적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 기업들의 자국 투자 제한을 추진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했다.

27일(현지시간) 멜라니 졸리 외무장관은 중국을 국제 규범에 대한 '파괴적' 국가로 규정한 26페이지 분량의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중국은 점점 더 파괴적인 글로벌 파워"라면서 "우리의 접근법은 현재의 중국에 대한 현실적인 평가에 따라 만들어졌다.

이견이 깊은 영역들에서 중국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중국을 50회 이상 언급할 정도로 사실상 중국을 겨냥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캐나다 정부는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고 중국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향후 5년간 23억 캐나다달러(약 2조2천900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이 일대 해군 순찰 활동을 늘리고 정보·사이버보안 조치를 개선하며, 동중국해·남중국해 일대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을 증진하기로 했다.

또 ▲ 무역·투자 증대 ▲ 지속가능한 인프라 자금 지원 ▲ 국제적 페미니즘 지원 강화 등도 전략 보고서에 담겼다.

특히 중국 국영기업들의 캐나다 경제 잠식을 우려해 자국 인프라·자원·기술·공급망·지식재산권(IP) 등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 관련 법률을 개정할 방침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략 보고서에 관련 법 개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 있지는 않지만 "국영기업·기타 외국 단체들의 투자가 캐나다의 국가안보를 위협할 경우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는 문구가 들어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국영기업들의 캐나다 주요 광물 공급망 확보를 막고 IP를 보호하기 위한 외국인 투자 규제 강화 방침도 포함됐다.

졸리 외무장관은 캐나다 일간 라프레세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현재로서는 국제적 규범을 존중하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꾸거나 해석하려고 한다는 점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캐나다 기업에 대해 중국 사업을 중단하라고까지 하지는 않겠지만,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데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으며, 내 일은 그 리스크를 설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와 중국 관계는 2018년 말 미국의 집중 견제대상인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돼 장기간 가택 연금되면서 악화한 바 있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리튬·니켈·구리·우라늄 등 핵심 광물을 겨냥한 해외 국영기업들의 거래행위 관련 지침을 수정한 데 이어, 이달 들어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캐나다 리튬업체들에 투자 중인 중국 기업 3곳에 투자 철회를 명령했다.

또 지난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행사장에서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우리가 나눈 대화 내용이 모두 신문에 실렸다"고 문제를 제기해 둘이 설전을 벌이는 등 양국 관계가 냉각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