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지상 작전 명령" 공언…러 "다른 선택 찾기를" 자제 요청
튀르키예 "쿠르드 세력 471개 목표물 타격…지상군도 투입할 것"(종합)
튀르키예군이 시리아 등지의 쿠르드계 무장세력 목표물 500곳 가까이를 사흘간 공습했다고 AFP 통신 등이 튀르키예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금까지의 공습은 시작일 뿐이며 쿠르드계 무장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지상군도 투입하겠다고 공언했다.

튀르키예 국방부는 일요일인 지난 20일부터 전날까지 시리아 북부, 이라크 북부 등지에서 쿠르드계 무장세력 관련 목표물 471개를 타격했고, 254명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는 지난 13일 자국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서 사망자 6명과 부상자 80여명이 나온 폭탄 테러 사건의 배후로 쿠르드 무장 세력을 지목하고 보복 공습에 나섰다.

쿠르디스탄노동자당(PKK), 쿠르드민주연합당(PYD) 등의 거점이 타격 대상이었다.

이에 쿠르드 무장세력의 반격으로 보이는 공습이 뒤따랐다.

지난 21일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주에 속한 국경도시인 카르카므시 지역에 박격포탄으로 추정되는 로켓 여러 발이 떨어져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튀르키예군은 보복 공습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전날에는 쿠르드계 무장세력 거점으로 보이는 시리아 국경 지역 카미실리 외곽에 공습을 벌였다.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향후 공격 수위를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연설을 통해 "공중에서 이뤄진 작전은 시작일 뿐이며 국경 지역에서 우리를 다시 공격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지상 공격을 명령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지상군 투입 시점은 "우리에게 가장 편리한 시간으로 정할 것"이라며 시리아 북부의 '아인 알 아랍' 지역을 공격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테러리스트들이 안전을 위해 사용하는 콘크리트 터널이 그들의 무덤이 될 날이 가까워졌다"는 말도 남겼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쿠르드계 무장세력과의 분쟁이 한층 격화할 것으로 전망되자 러시아는 튀르키예 측에 자제를 요청했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라브렌티예프 시리아 특사는 이날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튀르키예의 파트너들과 매우 구체적인 대화를 나누며 그들이 지상 작전에 나서지 말아줄 것을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브렌티예프 특사는 "지상 작전을 개시하면 시리아 동북부뿐 아니라 중동 지역 전체의 긴장이 심각하게 고조될 수 있고 이는 허용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튀르키예가 이런 목소리를 듣고 다른 선택지를 발견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