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군정보기관, 영국군 전·현직 조종사 상대 경보 발령키로
중국 외교부 대변인 "관련 상황 알지 못한다"
"영국군 퇴역 조종사들, 거액 받고 中공군에 기술 전수"(종합)
중국이 영국군 출신 퇴역 조종사들을 거액을 주고 고용해 자국 공군 훈련에 활용하고 있다는 영국 군정보당국의 경고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군정보당국은 영국군 전·현직 조종사를 상대로 중국의 영입 시도와 관련한 경보를 발령하기로 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에 조종술 등 전문지식을 가르치는 영국군 출신 퇴역 조종사가 최다 3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 데 따른 조처다.

중국이 영입한 영국군 출신 퇴역 조종사는 현역일 당시 유로파이터 타이푼, 재규어, 토네이도 등 초음속 전투기와 헬리콥터 등을 조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일부는 50대 후반의 나이로 퇴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으로 향했다.

영국 군정보당국은 다른 동맹국에서도 퇴역 조종사를 겨냥한 영입이 시도된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한 서방 당국자는 이렇게 고용된 퇴역 조종사들이 1인당 많게는 27만 달러(약 3억8천만원) 상당의 대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돈이 강력한 유인이었다"면서 "이들의 경험은 중국이 공군 전술과 관련 능력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군 퇴역 조종사들, 거액 받고 中공군에 기술 전수"(종합)
군현대화를 추진 중인 중국은 초음속기 전술과 관련 기술 등을 확립하는데 상당한 관심을 보여왔다.

이에 대해 BBC 방송은 "은퇴한 영국 조종사들이 서방 공군의 군용기 운용 방식을 (중국 인민해방군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런 정보는 대만 등에서 분쟁이 발발할 경우 극히 중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측은 2019년 처음 영국군 출신 퇴역 조종사 일부가 타국에 영입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외국인의 중국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이런 움직임이 지지부진해졌다가 최근 들어 다시 급증세로 돌아섰다고 당국자들은 강조했다.

영국 국방부 대변인은 군용기를 몰던 조종사가 퇴역 후 중국에 영입돼 교관으로 활동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지만, 영국은 물론 세계 각국이 이런 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군 전·현직 조종사를 영입해 중국에서 인민해방군을 훈련시키려는 시도를 멈추기 위해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한 법적 수단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국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영국 국방부 대변인의 발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당신이 말한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매일 대변인 브리핑을 열어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만,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는 "외교 문제가 아니다"라거나 "관련 상황을 알지 못한다"며 답변하지 않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