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타 등 일본 공항들 다시 활기…여행객 급증에 표 못 구해 '발 동동'
[르포] "제주 가려다 일본 왔어요"…日 무비자 관광 첫날 '만석'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한국인의 무비자(사증 면제) 일본 관광이 재개된 첫날인 11일부터 한국발 일본행 항공편 좌석은 매진 사례가 이어졌고, 나리타공항 등 일본 주요 국제공항에는 다시 활기가 넘쳤다.

2년 7개월 만에 무비자 관광이 재개된 이 날 오후 5시 30분께 도쿄에서 열차로 1시간가량 떨어진 나리타국제공항.
대한항공과 진에어를 타고 온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여행용 트렁크를 들고 하나둘 출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여자친구와 함께 여행 온 이 모(21)씨는 "입대 전 여자친구와 2박 3일 일정으로 도쿄 여행을 왔다"며 "애초에는 제주도에 가려고 했는데 지난달 일본 무비자 입국 소식을 듣고 일본으로 목적지를 바꿨다"고 밝혔다.

이 씨의 여자친구는 "일본 여행을 좋아했는데 그동안 코로나 상황에다가 '노재팬'으로 오기 힘들었다"면서 "신주쿠 등 도쿄 시내를 관광하고 스키야키 등 일본 음식도 먹고 싶다"고 설렌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다시 일본을 방문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또 올 생각이다.

이번에 못 간 곳을 친구들이랑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로 중단했던 한국 등 전 세계 68개 국가·지역에 대한 비자 면제 조치를 이날부터 재개함에 따라 한국 여행객들은 모두 비자 없이 일본을 방문했다.

다만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완료했다는 증명서를 소지하거나 일본행 항공기 탑승 전(출발 72시간 이내)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르포] "제주 가려다 일본 왔어요"…日 무비자 관광 첫날 '만석'
업무 목적으로 일본을 방문한 이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바이오 스타트업인 프레이저테라퓨틱스의 안정진 부사장은 "바이오 전시회인 '바이오재팬' 참석차 출장 왔다"며 "일본에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 이후 처음인데 비자가 필요 없어 오기 편했다"라고 말했다.

안 부사장은 "코로나로 그동안 줌을 통해서 회의했는데 앞으로는 일본 등 외국에 자주 출장을 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무비자 관광 재개로 일본으로 관광객이 갑자기 몰리면서 비행기표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생겨났다.

출장차 일본을 찾은 한 직장인은 "급하게 일본 출장을 가야 하는데 비행기표가 매진돼 오늘 오전 8시 인천공항에 가서 취소 표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무작정 대기했다"며 "겨우 오후 2시에 비즈니스석 표를 구해서 타고 왔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한 탑승객은 5천87명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 4일(2천281명)보다 배 이상으로 늘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무비자 일본 입국이 가능해지면서 한국에서 일본으로 가는 승객이 늘었다"면서 "오늘 이후 일본행 항공편은 거의 만석"이라고 전했다.

그는 "좌석 공급을 갑자기 늘릴 수 없고 증편을 하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공급이 늘어나면 11월부터는 항공권 가격이 내려가고 좌석 예약도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국토교통부는 이달 30일부터 김포~하네다 노선 운항 횟수를 기존 주 28회에서 주 56회까지 증편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르포] "제주 가려다 일본 왔어요"…日 무비자 관광 첫날 '만석'
/연합뉴스